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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허술해진 화재 안전…거꾸로 가는 法

<앵커>

건물에 불이 났을 때 지붕이 무너져내려서 피해를 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불에 오래 견디는 내화재를 쓰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우리 건축법은 안전과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조 정 기자입니다.

<기자>

화염에 휩싸인 냉동창고 지붕이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6년 전 5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 화재현장입니다.

서울 인사동 상가 화재 때도 건물이 맥없이 쓰러져 소방관의 진입을 막았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을 얹은 지붕이 피해를 키운 주범이었습니다.

불길은 위쪽으로 번져 지붕으로 향하게 됩니다.

발화한 지 6분 만에 지붕이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무너져 내리고 불길을 삽시간에 번지게 합니다.

[정길수/서울 양천소방서 팀장 : 붕괴의 우려가 많기 때문에 먼저 지붕부터 보게 됩니다. 순직한 직원들을 생각하게 돼 현장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불에 오래 견디도록 하는 내화구조나 내화재를 쓰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우리 건축법은 안전과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 법을 개정하면서 내화 구조로 지어야 하는 건물의 주요 구조부에서 지붕을 쏙 빼버린 겁니다.

샌드위치 패널과 같이 불에 잘 타는 건축재로 지붕을 대충 만들어도 제재할 근거가 없어졌습니다.

[범희권/한국내화재협회 전무 : 화재에 취약한지 알면서 시공 편의성, 가격 측면 샌드위치 패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거센 불길에도 지붕이 1시간 넘게 버틸 수 있도록 내화구조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내화구조로 만들거나 내화재를 쓰도록 하자는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발이 묶여 있습니다.

건축법에 구멍이 나 있는 사이에 해마다 화재현장 붕괴사고로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조창현,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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