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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베개·운동화 '주인을 찾습니다'…가슴 저린 유류품

<앵커>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희생자 수습과 함께 유품들이 인양되고 있습니다. 기름때와 진흙이 묻은 피해자들의 신발과 옷가지들이 사고의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KBC 이동근 기자입니다.

<기자>  

진도 팽목항 한편의 갯벌 매립지에는 낡은 컨테이너와 군용 천막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안에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세월호에서 나온 희생자들의 유류품들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름때로 뒤범벅된 신발과 진흙 묻은 옷가지들, 물에 젖어 풀죽은 인형과 선실에서 사용했던 여행용 목 베게는 애처롭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관소 관계자 : 막상 저런 거 보면 저 역시 눈물 날 정도로 안타까운데 당사자들은 어쩌겠어요, 애처롭죠.]

보관소 옆 공터와 천막에는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한 구명장비 등 세월호 부속물 수백 점이 함께 보관돼 있습니다.

맥없이 가라앉았던 엉터리 구명벌과 너덜너덜한 구명 재킷은 제조일자가 1994년으로 일본 취항 당시 제작된 것들입니다.

[내구연한이 어느 정돈지 몰라도 저것이 과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아심이 들죠.]

20년 된 낡은 여객선에 비상시 승객들의 생명과 직결된 구명장비도 고물입니다.

이런데도 두 달 전에 받은 안전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이라는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희생자들의 한을 간직한 유류품 보관소는 이따금씩 유품을 찾으러 오는 희생자 가족들의 흐느낌만 흘러나옵니다.

(영상취재 : 정의석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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