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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무분별한 문화사업…나랏돈만 '펑펑'

<앵커>

지방자치단체들이 나랏돈 받아 추진하는 문화, 관광 사업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준비나 검토 없이 사업부터 벌이다가 세금을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금, 잘 써야 덜 낸다', 오늘(20일)은 무분별한 문화, 관광 사업 실태를 고발합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한려해상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 오동도의 선착장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 사이를 도는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이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운항 시간표에는 하루에 두 번 운항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지켜지는 날은 거의 없습니다.

[거북선 유람선 직원 : 출발 안 해요. 11시에 뜨는 데 손님이 없어요. 손님이. 손님 있어야 출발하는 거지.]

여객선 운항시간이 다 됐지만, 문은 이렇게 굳게 잠겨 있습니다.

손님이 거의 없자 아예 개장조차 안 한 겁니다.

국가와 지방 예산 140억 원이 들어갔지만 사업 시행 3년 동안 15억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제대로 된 수요 예측이나 사업성 조사도 없이 흑자를 예상했다가 낭패를 본 겁니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단감 테마파크 공사가 한창입니다.

부지 면적은 5만 ㎡지만 창원시는 두 배인 10만 4천 ㎡를 사들였습니다.

토지 보상비로 날린 예산이 25억 원에 이릅니다.

창원시는 남은 부지를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 개발할지 막연한 상황입니다.

[단감테마파크 공사 관계자 : (2차 (개발)은 언제쯤 될까요?) 2차는 아직 계획은 없습니다.]

준비 부족도 문제입니다.

국내 최초의 뱀 생태공원을 짓고 있는 전남 함평군은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지 못해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파충류나 양서류에게 필수적인 항온 항습 시설을 갖추지 않아 희귀동물 41마리가 폐사했고 악어관은 다 만들어 놓고 철거했습니다.

잦은 설계 변경으로 개관도 2년이나 미뤄졌습니다.

[안창남/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 지방자치단체장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임기 내 전시행정을 통해 다음번 선거 목적으로 하는 게 가장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치단체장들이 보여주기 위한 업적에 급급한 나머지 문화나 관광 사업에 무분별하게 나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이재성,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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