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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업무시간은 짧게, 근로기간은 길게

[착한성장 대한민국]

<앵커>

SBS는 지금까지 '착한성장' 시리즈를 통해서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좋은 직장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봤습니다. 오늘(22일)부터는, 개인의 생계를 안정시키고 또 국가의 복지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 지키기 또 일자리 나누기 방안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 순서로, 우리는 너무 젊은 나이에 일자리를 떠나야 하죠.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젊은이들 틈바구니에서 요리 수업에 열심인 윤근중 씨, 대기업에서 기술직으로 일하다 2009년 명예퇴직한 뒤 새 출발에 나섰지만, 퇴직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막막합니다.

[윤근중/한국폴리텍대 전통조리 과정 : 그 기술이 무용지물 되는 순간에 정말 파도가 와서 한번 치면 바닷물이 산산조각 나듯이 그런 기분입니다.]

윤 씨가 퇴직한 나이는 53살.

우리나라 남자들의 평균 퇴직 나이입니다.

평균 취업 나이가 군 제대 후 27살이니까 26년간 일하는 셈인데, OECD 국가들의 평균 생애 근로 연수보다 10년 이상 짧습니다.

자녀 교육과 결혼 등으로 생애 가장 큰 돈이 드는 시기에 퇴직 위기를 맞게 되니 여러가지 문제가 따릅니다.

직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수당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밥 먹듯 연장근로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평균보다 440시간이나 길고, 사람들은 일과 가정, 개인의 행복을 양립시키기 어렵습니다.

윤승한 씨도 그런 경우입니다.

30년 동안 기계공장에서 근무했던 윤 씨는 지난 연말 철야 작업이 몰리자 뇌경색으로 쓰러져, 오른쪽 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윤승한/'업무상과로' 판정 근로자 : 두 달이 넘게 걸리는 일을 한 달에 하려고 하다 보니까 매일 야근하다시피 하고….]

성장이 둔화돼 새 일자리가 잘 생기지 않는 요즘은 기존 인력의 장시간 근로가 청년 신규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근로자의 은퇴 시기를 연금 수령시점에 맞도록 늦추는 한편, 임금제도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박사 : 연공 서열형으로 임금이 올라가면 우선은 짧게 일하고 50 전후에 다 나가야되는 생의 근로주기가 굉장히 짧아지는 그런 폐단이 있고요.]

모두에게 소중한 일자리, 잘 지키고 잘 나누려면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할 방안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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