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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천 원"…폐지 줍는 노인 생계 막막

<앵커>

요즘 지하철에서 폐지 줍는 분 본 적 있으십니가? 종이 신문 자체가 많이 사라졌는데, 이때문에 폐지 줍는 노인들의 생계가 막막해졌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 오늘은 폐지 줍는 노인들의 고단한 하루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퇴근길, 붐비기 시작한 지하철역.

폐지 줍는 할아버지는 승객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휴지통을 뒤집니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오늘 많이 주우셨어요?) ….]

수백 명이 우르르 빠져나갔지만, 소득이라곤 신문 3부에 잡지 한 권이 고작.

폐지를 담은 허름한 가방을 신줏단지 모시듯 의자 밑에 숨기곤 다시 매서운 눈매로 승객들을 살피지만, 신문 든 사람은 없습니다.

스마트폰 하는 젊은이를 야속하다는 듯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결국 소득없이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예전 같으면 잰걸음으로 폐지를 줍고 다녔을 할머니는 이젠 그저 승객일 뿐입니다.

[폐지 줍는 할머니 : (어머니는 어디서 신문 수거 하신 거예요?) 이건 가정집에서, 아파트에서 주워왔어요. (지하철에선 (폐지 수집) 왜 안 하세요?) 신문이 많이 줄었데요. (신문지를) 한 달 동안 못 봤어.]

4년 전만 해도 출근길 2시간씩 지하철 폐지를 모으면 2만 원을 벌었지만, 요즘은 지하철에 신문지 자체가 사라져 하루 온종일 돌아다녀도 2천 원 벌기도 어렵습니다.

폐지 줍기 아니면 생계가 막막한 노인들은 결국 지하철을 떠나 거리로 나섰고, 그래서인지 거리에서 고철 줍기도 요즘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서용옥/고철 수거(장애 4급) : 시간, 타이밍을 (잘 맞춰서) 어디서 물건 나오나 잘 파악을 해서 그때그때 (수거하러) 가야 해.]

만 원. 딱 하루 밥값 정도 버는 일이지만, 길에 나서면 또 금세 경쟁자를 마주칩니다.

[고철 수거 할아버지 : 살살해요.]

[서용옥 아주머니 : 나는 여기가 활동구역이니까, 이쪽으로 갈게요.]

무한 경쟁 시대라는 요즘, 우리 사회 빈곤층에게 경쟁은 낙오되면 밥을 굶어야 하는 잔인한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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