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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페트병 안에 세균 2400만 마리 '득실'

<앵커>

생수나 음료수를 다 마시고 남은 빈 페트병을 이렇게 물병 대신 쓰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재사용한 페트병에 담긴 물을 검사해봤더니 세균이 기준치의 120배나 됐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약수터.

대부분 사람들이 물통으로 들고 온 건 헌 페트병입니다.

[이거요? 편하잖아요.]

[생수병에다가 넣어서 마시니까 깨끗하고, 기분도 좋은 것 같고.]

그런데 딱 보기에도 누리끼리하게 불투명한 페트병이 적잖습니다.

물병으로 써도 괜찮은지, 헌 페트병을 모아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은 규정 상 1cc에 세균이 100마리 이하여야 식수로 마실 수 있는데, 모두 그 기준치를 크게 넘긴 겁니다.

특히 이 병 안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장균을 포함해서 세균이 2400만 마리가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먹는 물 기준치의 120배가 넘습니다.

페트병을 물병으로 쓰는 식당도 많은데, 여긴 괜찮을까.

식당과 일반 가정집에서 페트병을 모아 실험해 봤더니, 역시 기준치의 너댓 배가 넘는 세균이 나왔습니다.

완전 정수된 물을 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목영/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 병 내부가 미생물에 오염이 되었다면 깨끗한 물을 담는다하더라도 오염이 발생될 수밖에 없겠죠.]

문제는 일회용인 페트병을 계속 다시 쓰는 데 있습니다.

새 페트병은 위생 관리를 거쳐서 세균이 없는 상태인데, 뚜껑을 따서 입을 대면 바로 오염이 시작됩니다.

[강동현/서울대 식품공학과 교수 : 보통 입을 대는 순간, 보통 한 10만 마리 순식간에. 순식간에 그 세균들이 그 내부에 퍼지게 되죠.]

한 번 퍼진 세균은 병 안쪽에 들러붙어서는 20분에 두 배씩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납니다.

일반 물병과 달리 페트병은 병 입구가 좁아서 손으로 닦아낼 수도 없고, 헹구거나 얼려도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이런 오염된 페트병은 특히 여름철 노년층과 영유아들의 건강에 위협적입니다.

[김우주/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 그러니까 식중독이 생기는 거죠. 마시면 위를 통해서 장으로 가는데, 장에 가서 염증을 일으키면 복통, 설사 또 열이 나고, 메스껍고 토하는…]

결국 페트병은 한 번 따면 바로 마시고 재사용을 하지 않는 것만이 여름철 확실하게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배문산,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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