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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진보 정치…해묵은 불신이 화 불렀다

<앵커>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진보정치는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차라리 별 주목을 못 받을 때였다면 이 지경은 아니었을 텐데, 모처럼 날개를 펴고 이륙하려던 참에 벌어진 일이어서 타격은 더 클 것 같습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1년 NL, 즉 민족해방 계열은 PD, 즉 민중민주 계열이 창당을 주도한 민주노동당에 뒤늦게 합류합니다.

NL계열은 2004년 당 대회에서 PD계열을 누르고 당권을 장악합니다.

이 과정에서 위장 전입과 당비 대납 등 NL계열의 부정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2008년에는 PD 계열이 경기동부연합이 핵심인 NL계열 당권파를 종북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며 탈당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쪼개졌습니다.

이번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은 진보 진영의 해묵은 계파 간 갈등과 불신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를 비판하는 측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NL계열의 구습이 부정 경선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심상정/통합진보당 공동대표(비당권파) : 그런 낡은 관행과 습성을 10여 년 이상 혁신하지 못하고 키워온 책임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죄는 너무 무겁다.]

그러나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세력을 넓히기 위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의심합니다.

[이정희/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당권파) : 언제 우리가 책상 머리에 앉아서 당원을 부정한 것으로 몰았는가? 동료를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진보 진영 원로들까지 나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당권파는 당권 사수 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로 당권 경쟁, 그리고 연말 대선을 생각하면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 세력은 백중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진보 진영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인데도 계파의 해묵은 갈등과 불신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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