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부정에 눈 감은 회계법인, 저축은행 부실 키웠다

<앵커>

저축은행들이 이렇게 비리백화점이 되기까지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도 한 몫 했습니다. 부정에 눈을 감아서 퇴출을 면하게 해준 사이 투자자들 피해만 더 커졌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돈이 묶인 예금주들은 감독당국을 향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저축은행 예금주 : 지난해 다 되었다고 했을 때 끝났으면 괜찮은데 다시 일어났잖아. 대주주끼리 서로 빌려주고 뭐하고 그걸 왜 감독당국이 모르냐 이거예요. 난 그게 제일 기가 차….]

지난해 9월 무더기 영업정지 당시 퇴출을 유예시킨 게 오히려 비리와 부실을 더 키웠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 예금주 : 만날 BIS(자기자본비율)만 확인하라 그래 놓고, 이제 와서 BIS 비율이 다 엉터리였다. 그건 누가 책임을 져요?]

저축은행들의 불법행위를 잡아내기는 커녕, 사실상 눈감아 준 회계법인들의 부실 감사도 한몫을 했습니다.

안진회계법인은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해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감사보고서까지도 3년째 적정 의견을 냈습니다.

한영과 신한회계법인은 각각 한국과 미래저축은행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정'의견을 냈습니다.

이미 퇴출위기에 빠진 올 2월이 되어서야 기업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을 특기사항으로 지적했을 뿐입니다.

[공인회계사 : 감사 수임료를 저축은행으로부터 받는 독립성의 문제도 있고요. 감사를 깐깐하게 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저축은행들은 회계법인이고 감독당국이고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사사로운 유착이 있었음을 공공연히 털어놓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 : 밥도 먹고, 술도 한 번씩 마시고 운동도 나가고 이런 식으로 좀 교류가 있었을거 아니예요. 부실 검사한 겁니다.]

예금주 37만 명이 예금이 묶이거나 일부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건, 결국 부실한 회계법인과 감독당국의 합작품인 셈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채철호, VJ : 정민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