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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증' 친환경 아파트, 3년 만에 곳곳 곰팡이

<앵커>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면서 이른바 '친환경'를 내세우는 아파트들이 요즘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에너지효율이 높다면서 정부가 인증까지 해주고 있는데요, 이 말을 믿고 입주했던 주민들 잘 살기는 커녕 곰팡이 때문에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대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입주 후 3년이 채 안됐지만 겨울이면 창문이 얼어붙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납니다.

[서동기/입주민 : 냄새도 나고 곰팡이도 생기기 때문에 집사람이 비염이 상당히 심한데, 팔 이런 데 매일 긁고 그래요.]

드레스룸은 곰팡이 피해가 심각해 아예 사용을 못합니다.

[김 민/입주민 : 옷장의 옷을 다 세탁소로 보냈는데 옷들이 다 이렇게 곰팡이가 쓸었어요. 세탁소에서 세탁비만 (이번에) 80만 원 나왔어요.]

주민들은 100가구 넘게 보수공사를 했지만 아직도 결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영은/입주민 : 친환경 예비인증서를 획득하고 웰빙아파트라고 광고를 해서 제가 이쪽으로 입주를 한 건데 정말 분통이 터지고 억울하고…]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

곰팡이가 자주 피는 창호는 에너지효율 1등급 자재를 썼지만, 실제 성능은 훨씬 못미쳤습니다.

[장민수/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 실제 시험결과 (창호 기밀성이) 약 3등급선을 만족하는 걸로 시험 성적서(1등급)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드레스 룸은 벽 한 가운데는 16도지만 바닥과 벽체가 만나는 모서리는 7도로 뚝 떨어질 만큼 기온 차가 컸습니다.

[최은수/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 곰팡이가 생긴 원인으로는 단열시공 미비에 의한 단열성능 저하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친환경 인증을 내줬습니다.

[국토해양부 지정 인증기관 : 저희가 시공을 어떻게 했느냐까지 볼 수는 없고요. 현실적으로 실사를 가는 거는 어떤 제품(단열재)을 썼는지 이런 걸 확인하러 가는 거거든요.]

입주민 70여 가구는 '친환경 인증'에 속았다며,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편집 : 박대영·조창현·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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