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부산저축, 수상한 땅거래…190억 빼돌려

<8뉴스>

<앵커>

부산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불법과 특혜를 입증하는 또다른 사례가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짜고 치기'식의 수상한 땅 거래를 통해 은행 돈 19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검찰 수사 자료입니다.

지난 2002년 12월 박모 씨 등 5명이 부산 저축은행에서 47억5,000만원을 대출받았습니다.

담보도 없는 특혜 대출이었습니다.

이들 5명 모두,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의 친척 또는 지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이 돈으로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의 땅 316만평을 매입했습니다.

2002년 11월 기준으로 이 땅의 거래 가격은 28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박모 씨 등은 한 달밖에 안 지난 12월에 70%나 오른 47억5,000만원에 이 땅을 매입했습니다.

뭔가 의도가 있는 듯한 수상한 거래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2년 뒤 영남알프스란 회사가 골프장을 짓겠다며 이 땅의 1/3을 매입했습니다.

거래 자료를 보니 무려 237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당시 공시지가의 88배나 되는 금액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거래입니다.

확인해 보니 영남 알프스는 부산저축은행의 특수목적 법인, 즉 저축은행 돈으로 대주주의 땅을 부풀린 가격에 사준 겁니다. 

대주주들은 47억5,000만원을 특혜 대출받아 땅을 산 뒤, 237억5,000만원에 팔아넘겨 19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 됐습니다.

이 돈은 고스란히 부산저축은행의 손해가 됐고, 골프장 사업은 공사도 못 한 채 망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190억원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종혁/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한나라당) : 수백억 대의 비자금은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여졌거나 저축은행의 임직원, 검은 뱃속을 채우는 데 쓰였다고 보여집니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뻥튀기된 돈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대출 명의대여자 5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었지만, 모두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최호준, 영상편집 : 최혜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