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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서 노인 또 봉변…20대 남자 폭언 퍼부어

<8뉴스>

<앵커>

윤리의 붕괴는 교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길 가다가 교복 입고 담배 피우는 아이들 봐도 모른체 지나치는 게 안전하다는 얘기까지 있죠. 이번에는 백발 어르신이 손자뻘 되는 청년에게 봉변 당한 얘기입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조용하던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고성이 오갑니다.

할아버지에게 폭언을 퍼붓는 20대 남자를 주변 사람들이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승객: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노인네한테!]

[청년: 놔둬! 잡지 마. 잡지 말라고, 잡지 말라고!]

승객들이 남자를 전동차 안 반대쪽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다시 돌아와 폭언을 퍼붓습니다.

[청년: 내가 뭘 잘못했어? 잘못했냐고! 왜 쳐. 내 다릴 왜 쳐?]

[노인: 누가 쳤어?]

[청년: 쳤잖아? 안쳤어? 웃긴 XX네. 경찰서 가?]

다리를 꼬고 앉은 청년에게 백발의 할아버지가 다리를 풀라고 지적했다가 봉변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노인: 발 포개서는 안 된다고 그러잖아. 방송에서.]

[청년: 다리를 꼬지 말래? 방송에서?]

남자의 폭언은 더 심해집니다.

[청년: 서울역에서 안 내리면 죽여버린다. 끌고 간다. 알았냐? 어? 사람 잘못 건드렸어.]

[김남희/대학생: 어르신한테 심한 욕을 주위사람들이 말리는데도 하는 거는 못봤어요.]

지난 금요일에는 지하철 전동차에서 유모차에 탄 아이를 귀엽다고 만진 한 할머니가 아이 엄마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개인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고 싶어하는 젊은층의 요구가 비뚤어지게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전상진/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저하되고 노인 공경과도 같은 전통사회의 핵심적인 규범들이 힘을 잃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박해진 세태 속에서 노인들에 대한 존경과 배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씁쓸해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영상취재: 설민환, 영상편집: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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