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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불혹 넘긴 여중생, 생애 첫 팝송 부르다

<8뉴스>

<앵커>

배움에 한이 맺힌 여성 만학도들을 위한 학교가 있습니다. 알파벳조차 몰랐던 이들이 팝송 공연으로 기량을 뽐냈다고 하는데요.

배움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사는 이들을 테마기획에서 정유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팝송경연대회 막이 오르기 10분전, 팀마다 마지막 점검이 한창입니다.

소녀처럼 떨리는 가슴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곧 열창의 무대가 펼쳐집니다.

자녀들이 중학교를 졸업한 지도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이들은 모두 중학교 1학년 5반 학생들입니다.

여성 만학도들을 위해 설립된 이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이제 넉 달째.

남들은 '그것쯤이냐' 할 일이지만 알파벳도 몰랐던 이들에게는 팝송을 익혀 무대에 오르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영어로 잠꼬대를 할 만큼 따라해 보고, 적고 또 적어보고, 그래도 남들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건 어색하고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배움은 이들에게 새 세상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박영숙/일성여중 1학년 : 길을 다니면서 아 저거 내가 배운거 나왔다라고,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라고 하는것처럼 그렇게 눈이 번쩍번쩍 띄는거에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네 동생을 위해 중학교 진학을 단념했던 서흥월 씨도 30년이 훨씬 지나서야 소망을 이루었습니다.

[서흥월/일성여중 1학년 : 저는 바디로션 몸에다 바를 줄만 알았지, 그 뜻이 몸이란 건 몰랐어요. 학교 다니면서 배우니깐 이게 바디구나, 이게 핸드크림이구나 이런걸 알았어요.]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을 꿈을 잠시 접었던 주부 학생들.

달고 단 배움의 즐거움 속에 매일 새 인생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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