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강원도 태백주민들은 가뭄으로 벌써 2달 넘게 식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비가 안 오는 것도 문제지만, 있는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탓도 크다고 합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식수가 끊긴지 2달 남짓, 산간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계곡물을 받아 매일 끓여먹고 있습니다.
[최병남/ 마을주민 : 그냥 먹으면 안돼요. 이 물 생것으로는 못 먹어요. 물이 나빠서. (불안해서요?) 예. (가스에다 끓이시면 되잖아요?) 가스에다 끓이면 농촌에 돈이 있소? 그래서 불 때서, 나무 주워다가 불 때서 끓여 먹어야지.]
하루 3시간의 제한급수, 고지대 천여 세대는 제한급수마저 불가능해 급수차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김기수/생후10일 영아 아버지 : 갓난아기 목욕을 시켜야하고, 또 젖병을 세척해야 하는데 그 문제가 가장 큰 문제지요. (얼마 정도 생수 쓰세요, 하루에?) 하루에 한 생수 1.8리터짜리 8병에서 9병 정도 씁니다.]
태백의 수돗물 공급량은 필요한 양의 절반 수준, 그러나 이마저도 절반 가까운 물이 땅속으로 사라집니다.
46%가 넘는 수도관 누수율 때문입니다.
서울의 7배, 전국 평균의 4배에 가깝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태백의 누수관을 통해서 빠져나간 물의 양이 529만여 톤으로 추정됩니다. 수도요금으로 환산하면 46억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낡은 관 176km를 당장 교체해야하지만 예산 300억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지역이 워낙 넓다보니 수돗물 생산원가가 높아서 상수도 사업에서 매년 40억 원씩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윤갑식/태백시 상수도사업소장 : 태백의 수돗물 생산원가가 서울보다 3배나 비쌉니다. 손해를 보고 낮춰 팔아도 수도요금이 1.7배나 비쌉니다. 그 차액만큼은 적자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있는 물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고통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