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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얼굴도 잡혔는데…너무한 부실 수사

<8뉴스>

<앵커>

이 사건이 발생한 날은 바로 경찰이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종합치안대책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날이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태도를 보면, 그 날 발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찰의 부실수사,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피해 어린이를 구한 이웃 여성은 승강기에서 내려 스쳐 지나가는 범인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사건 발생 약 10분 뒤 가까운 경찰 지구대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지구대원은 피해 어린이 가족만 만나고 목격자 조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 어린이 구조 주민 : (경찰에서) 연락받은 적도 없었고 어이가 없어요. 저는 뭐 없는 사람이예요?]

게다가 범인이 선명히 찍힌 CCTV 화면을 보고서도 지구대측은 이 사건을 목격자가 없는 단순 폭행건으로 분류해 경찰서에 넘겼습니다.

[담당 경찰 : (목격자들이나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그런거 없습니다. (전혀 없어요? 목격자도?) 네.]

경찰서의 대응도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다음날 현장을 찾은 담당 형사는 가장 유력한 단서인 CCTV 화면도 확보하지 않은 채, 승강기에 지문이 남아 있지 않아 단서가 없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습니다. 

[피해 어린이 어머니 : 이렇게 얼굴도 CCTV에 자세히 나와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범인을 못 잡는다는 거는 말도 안되는 일인 것 같고요.]

참다 못한 피해 어린이 부모가 직접 나서 수배 전단지를 만들어 집 주변 아파트 일대에 붙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 폭행에 대해서 전단지는 힘들죠. 납치나 유괴라면 당연히 하는데 단순히 폭행한 거 아녜요.]

경찰은 사흘이 지난 어제(29일) 저녁에야 뒤늦게 CCTV를 확보했습니다.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정경화/경기 고양시 대화동 : 가장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아이들 문제 아니겠어요. 신변보호라던가 이런게. 저희가 세금을 내면서 사는 국민 입장에서는 엄청 직무유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건발생 당일 경찰 수뇌부는 안양 어린이 살해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한 뒤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종합치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는 동안 정작 일선경찰서에서는 사건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기초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찰은 '엇박 행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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