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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고 짐 싸야 할지도"…회담 뒷이야기들

<8뉴스>

<앵커>

또 이번 정상회담에 얽힌 흥미로운 뒷 얘기들도 많은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을 하면서 이렇게 성과가 없으면 점심 먹고 짐 싸고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김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양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 : 쉽지 않은 벽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3일 김정일 위원장과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옥류관 점심 자리.

곧 오후 회담인데, 노 대통령은 이렇게 북측 사람들도 듣는 데서 난감한 심정을 공개했습니다.

왜 였을까요?

[천호선/청와대 대변인 : 그러나 사실은 오전까지도 김정일 위원장이 특히 경협의 확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전날 김영남 상임위원장에 이어 다시 김정일 위원장과 오전 회담이 벽에 부딪치자 노 대통령은"이렇게 특구도 안 된다, 뭐도 안 된다 하면 점심 먹고 짐 싸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김정일 위원장을 은근히 압박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점심 자리 발언을 통해서는, 역지사지하는 태도로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양면 작전을 썼습니다.

북측은 지난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이번에도 서울로 돌아가는 남측 대통령에게 송이버섯을 선사했습니다.

분량은 4톤 가량으로 시가 8억 원어치. 

[노무현 대통령 : 이렇게 큰 거는 처음 봅니다.]

함경북도 칠보산에서 군인들이 채취한 것이라면서 박재경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전달했습니다.

가져 온 사람과 송이 산지가 7년 전과 같습니다.

다만, 누구누구한테 나눠 주라고 적시했던 7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그런 당부가 없고, 분량이 1톤 늘었습니다.

청와대는 속초 아바이마을 같은 실향민들과 통일 관련 단체 그리고 이번에 방북한 특별수행원들과 헌법기관장, 국회의원, 주한 외교사절들에게 송이를 나눠줄 계획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환송 오찬 때 한 병에 3백 50달러 하는 프랑스 포도주 미셸 피카르를 비롯해 고급 포도주 9병을 내놨습니다.

유엔의 제재 때문에 고가의 술 같은 사치품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상급의 예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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