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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역, "병원에 약이 없어요"

<8뉴스>

<앵커>

이런 극심한 사회혼란도 문제지만 전쟁통에 다치거나 병든 사람들에게는 당장 살아남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의약품 지원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전쟁으로 폐허가 된 바그다드의 한 병원. 수많은 여성들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좁다란 철창 틈으로 팔을 뻗습니다. 어쩌다 한번씩 건네지는 약 한 봉지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병원 관계자 : 이 곳은 더 이상 병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약품은 물론 물과 음식도 없습니다.}

그나마 부족한 의약품에 병원 약탈까지 계속되자, 다른 병원은 아예 의사들이 권총을 차고 경비를 섭니다. 의료 기기가 있어야 할 의사의 책상엔 수십발의 총탄이 널려 있습니다.

{아자위 의사 : 환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총을 들든 진찰을 하든 환자를 지켜야 합니다.}

얼굴에 온통 화상을 입은 17살 소녀 하난에게 의사들이 해 줄 수 있는 치료는 오직 붕대를 감아주는 것 뿐. 약품도, 제대로 된 의료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큰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된 구호품은 계속 도착하고 있지만, 집계조차 힘든 민간인 환자들을 치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겠다고 시작한 전쟁. 하지만 꿈많던 소녀에겐 다시는 거울로 쳐다볼 수 없는 참혹한 상처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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