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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잠복 끝 체납자 집에선 돈다발…미술품 사들여 탈세

<앵커>

재산을 다른 데로 빼돌린 뒤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을 상대로 국세청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가족 명의로 값비싼 미술 작품을 사 두거나 가상 자산 같은 새로운 투자상품에 돈을 묻어둔 사례가 많았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체납자 : 저는 인정할 수가 없어요!]

국세청 조사관들이 체납자를 찾아내 추궁하려 하자 곧바로 달아납니다.

[국세청 조사관 : 잡아. 잡아. 빨리.]

다른 체납자는 딸 집에 숨어 있다가 발각됐습니다.

[체납자 : 아이 깜짝이야 (○○○ 사장님이시죠? 국세청 조사관입니다.)]

전직 학원 이사장인 이 체납자는 학교 운영권을 판 뒤 소득세 수십억 원을 내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에게 돈을 옮겨놓고 숨어지냈는데, 조사관들이 9번 잠복한 끝에 붙잡았습니다.

집 안에선 5만 원권 현금다발과 상품권, 귀금속은 물론, 2억 원 상당의 해외 유명 화가 그림까지 나왔습니다.

한 미술관에 보관돼 있던 이 그림들도 다른 체납자의 탈세 수단이었습니다.

증여세 등 수십억 원을 내지 않고 지인 명의로 미술품을 사모은 겁니다.

10억 원 넘는 수십 점의 그림이 압수됐습니다.

양도세 등 수억 원을 체납하던 A 씨는 어머니가 사망해 아파트를 상속받게 되자, 압류를 피하기 위해 상속 지분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현금을 몰래 챙겼습니다.

국세청은 이런 '상속 포기' 위장 사례 수십 건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술품을 사들인 뒤 위탁업체에 맡겨 임대 수익을 받거나 음원 수익증권에 투자한 체납자들도 적발됐습니다.

[양동훈/국세청 징세법무국장 : 신종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런 고액 체납자 641명의 재산 추적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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