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직들이 이렇게 신의주에 3주 동안이나 격리된 것은 당시 유행하고 있던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북한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한 김정은 제1비서가 "에볼라에 대해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철저히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당시 국정원의 보고였다. 북한은 해외 출국자가 귀국할 경우 신의주에서 21일간 격리 조치를 하도록 했고, 2014년 10월 이후 한동안 외국 관광객의 북한 입국을 불허했으며, 2015년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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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체계나 의료 시스템이 부실한 북한 입장에서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국가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사실상 없다는 게 북한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전염병에 민감한 이유이다. 전염병이 일단 북한 국내로 유입되면 대책이 없는 만큼, 일단 국경에서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남한 사람들의 입경 조치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한다. 통일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출입하는 남측 인원에 대해 북한에서 검역 강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 바이러스가 남한에서 확산되고 있지 않은 만큼, 남한 사람들에 대한 규제를 할 필요는 아직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 출입 인원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 정부 개별관광 추진에 또 다른 장애물
북한은 대북 제재 속에서 원산-갈마 관광지구나 양덕 온천지구, 마식령 스키장 등 관광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여 제재와 관계없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우한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국경 차단으로 북한의 해외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울러, 중국 등을 통한 북한 개별관광을 추진 중인 우리 정부에게도 또 다른 장애물이 생겨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