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에 찍힌 산불 연기는 남미 대륙을 가로질러 대서양 연안과 1천㎞ 떨어진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까지 퍼졌습니다. 거대한 검은 연기가 상파울루 상공을 뒤덮으면서 낮에도 밤처럼 사방이 어두워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아마존 인근 지역에서는 호흡기 질환을 앓는 주민이 늘었고, 연기에 섞여 검은 빗물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아마존 열대우림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알래스카, 북대서양 도서 지역 등 세계 곳곳이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올여름 한 달 넘게 산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남한 면적의 3분에 1에 달하는 300만㏊의 숲이 불에 탔습니다. 북극에서 가까운 알래스카에서는 올해 6월 케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불이 서울 면적에 육박하는 570㎢를 태우고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좀처럼 산불이 나지 않는 그린란드 등 극지 주변에서도 올해는 산불이 잦아졌습니다. 아프리카 북서부 북대서양에 있는 휴양지 그란카나리아 섬에서도 전례 없는 대형 산불로 8천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삼림이 건조해져 더 타기 쉬워졌다고 말합니다.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겨울의 경우 산이 건조해져 땅의 습기가 적어지게 되고, 봄과 여름은 더욱 따뜻해져 그나마 남아 있던 습기가 공기 중으로 더 빨리 증발하고 맙니다. 이 때문에 조그마한 산불이 나도 순식간에 퍼지는 대형 산불이 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됩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병충해 등으로 고사목이 증가하는 것도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죽은 나무는 바짝 말라서 산불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고사목이 무려 1억 2천900만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기후변화의 영향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산림청이 2018년에 낸 '산불방지 종합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산불 발생은 이전 10년간 평균 대비 64% 증가했습니다. 2017년에만 여의도 크기의 6배의 숲이 불에 타면서 피해 면적은 이전 10년간 평균 대비 145% 증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