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진 기자의 취재파일에 이어서 ( ▶ [취재파일] 2030, 대출 검색 전에 제발 이거라도 읽어주세요) 불법 대출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더 소개합니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교육에 등장하는 첫 번째 퀴즈인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틀린다고 합니다.
대부업법, 이자제한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고 대출이자는 연 24%입니다. 연이자 24% 넘는 대출은 다 '불법 대출'인 셈이죠. 만약 대출 상담을 받았는데 "100만 원을 빌려줄 테니 00일 뒤에 000원 갚으세요"라고 한다면 꼭 포털이나 은행 홈페이지에서 이자 계산을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실제 100만 원 대출받는다면, 이자는 최대 1년에 24만 원, 한 달 2만 원이어야 합니다.
물론 당장 100만 원이 급해서, 이자가 365%나 된다는 걸 미처 따져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불법 대출은, 단순히 돈을 갚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구제 대출은 스마트폰이나 유심, TV나 정수기 같은 제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구입/렌탈한 뒤 브로커에게 물건을 주고 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브로커는 이렇게 받은 제품을 다시 팔거나 범죄에 이용합니다. 나는 돈을 대출받았을 뿐, 대체 그 스마트폰이 어디에 쓰인 건지 알 수 없는데 수사 대상이 되고, 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돈을 받고 판 제품이 내 명의로 돼 있기 때문에 기계값을 계속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은 대리입금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10만 원 안팎의 소액을 빌리고 2, 3일 뒤에 돈을 갚는 건데, 하루 이자가 1만원입니다. 그러니까 3일 뒤에는 13만 원을 갚는 거죠. 요즘 SNS나 문자 메시지로 10대 학생들에까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데, 단속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불법 대부업체들은 이 수요가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트나 게시물이 적발돼서 차단되거나 폐쇄된다고 해도, 이름만 바꿔서 다시 영업을 하거나 정식 대부업체 이름을 도용해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2, 30대 청년들이 이런 전략을 알아서, 스스로 피하기엔 너무 가혹한 현실입니다. 이 취재파일이 불법 대출에 무방비로 내몰린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혹시 이미 피해를 입었다면 구제 방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8뉴스 리포트] 돈 어떻게 빌려요? 잘 모르는데…청년들 노리는 '불법 대출' (2019.07.06)
(자료 :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 디자인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