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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코뼈 부러지도록 때린 환자…위험한 응급실 폭력

<앵커>

지난 일요일 전북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당직 의사가 환자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이 공개돼 큰 충격을 줬습니다.오늘(4일) 대한의사협회와 응급 의학회가 성명을 내고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SBS 소셜미디어 스브스뉴스 먼저 보시고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전북의 한 병원 응급실입니다. 한 환자가 당직 의사에게 말을 거는가 싶더니 주먹으로 의사 얼굴을 강타합니다.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의사의 머리카락을 틀어쥐고, 주변 사람들이 다가오자 놓아주는 듯하더니 이번엔 발길질까지 합니다.

이 의사는 코뼈에 금이 가는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추가 다쳤고...엑스레이 찍어보니 코뼈에 금이 갔고 많이 부엇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

환자 46살 A 모 씨는 당직 의사가 자신을 비웃었다며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대한의사협회와 응급의학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라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015년 법이 개정돼 응급의료를 방해하는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도록 처벌이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법 개정 직후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의사를 폭행한 사람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되는 등, 응급의료진을 폭행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아 유사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의료계는 주장합니다.

다른 응급 환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구급대원과 의료진에 대한 폭력행위 언제까지 두고 봐야만 할까요

<앵커>

보건의료 취재하는 남주현 기자 나왔습니다.

Q.응급실 내 폭행이 얼마나 잦은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남주현 기자 : 2015년 응급의학과 전공의 2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걸 보면, 92%가 응급실 내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 전공의라서 응급실 근무 기간이 길어야 4년인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높은 비율. 여기서 폭력이란 언어폭력과 신체적 위협, 폭행 모두 포함되는데, 폭행을 경험한 비율이 25%, 위협을 받은 비율은 59%나 됐습니다.]

<앵커>

Q.환자들은 대체 왜 의료진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걸까?

[남주현 기자 : 앞서 보신 전북 익산 사례에서는 의사가 비웃었다며 폭력을 휘둘렀죠.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면, '내가 원하는 주사를 놔주지 않아서' 아니면 '내가 먼저 왔는데 먼저 치료해주지 않아서' 난동을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실은 선착순이 아니라, 가장 상태가 위중한 환자부터 진료받는 곳입니다. 응급환자 분류체계에 따라서 엄격하게 진료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에 화를 내고 난동을 부린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Q.의료진을 폭행하면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데도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남주현 기자 : 앞서 말씀드린 설문조사를 보면, 폭력에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는데요. 폭력에 대응하는 절차가 복잡해서, 또 대응해도 경찰이 적절히 진행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귀찮아서, 이런 순서로 응답했습니다.
다른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병원 내 폭력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 병원이나 의사도 법적 대응 등 적극적인 대처로 재발을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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