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휠체어 막는 시설에도 최우수?…'BF 인증' 엉터리 투성이

<앵커>

오늘(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그리고 여기 보이는 것은 우리 주변에 설치된 장애인 시설 관련 표시들인데 그 가운데에서도 공공시설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BF 인증이라는 걸 꼭 받아야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더 섬세한 배려가 되어있을 것 같은데 최우수 인증을 받은 곳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배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늘 사람들로 붐비는 광화문 광장.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는 광장 입구부터 난관에 부딪힙니다. 점자 블록이 규정도 안 맞고 심지어 군데군데 뜯겨나갔습니다.

[홍서준/시각장애인 : 저희 시각장애인 보행 특성에 있어서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상황입니다. 상당히 당혹스럽고요 함정균 씨는 물을 마시려다 접근이 안 돼 포기합니다.

[함정균/척수장애인 : 이게 안 되네. 이건 배리어프리가 아니라 장벽이에요. 이거는 이용하기가 좀 어려워요.]

광장은 2009년 BF 인증에서 백 점 만점에 90점 넘게 받아 최우수 등급을 얻은 곳입니다. 장애인들은 인증 기관의 전문성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박종태/장애인 권익지킴이 : 장애인하고 상관없는 업체들이 인증을 주다 보니까 (점자블록을) 시각장애인들이 감지를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90여 개 검사 항목의 배점도 중요성과 관계없이 매겨졌습니다. 장애인들에게 필수적인 화장실 자동문은 없으면 0.2점이 깎이는데 대변기 옆 철제 손잡이는 '차갑거나 미끄럽지 않다'는 애매한 조건에 충족하면 3배인 0.6점을 얻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필수 조건이 빠져도 다른 분야에서 점수를 보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우수 등급을 받은 서울의 한 구청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들 게 좁았습니다. 인증 통과 기준부터가 좁게 책정됐기 때문입니다. 사후 관리 의무도 없어 한 복지관의 자동문은 있어도 전원이 꺼진 채 방치됐습니다.

3년 전부터 새로 짓는 모든 공공건물에 BF인증을 의무화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항목 기준과 검사로 장애인 불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최대웅, 영상편집 : 최은진, CG : 류상수)   

▶ 있으나 마나 한 장애인 객실…"여행 가고 싶어도 포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