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 한강 지류인 탄천에서 수달을 목격했다는 시민제보에 따라 10개월 동안 정밀조사를 벌인 끝에 수달 가족의 서식을 확인했습니다.
수달은 한강을 비롯한 전국의 강과 하천에서 흔히 발견돼 왔던 족제비과 포유류이나 수질오염과 모피를 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한강의 경우 1973년 팔당댐 건설과 한강 시민공원 개발로 서식지가 축소돼 팔당댐 하류 한강에서는 수달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수달의 서식이 팔당댐 하류 한강 구간에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수달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수달보호협회 한성용 박사는 한강의 팔당댐 상류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댐 자체를 직업 뛰어넘을 수는 없는 만큼 인근 도로로 우회해 한강 하류로 유입됐을 거라는 겁니다. "한강 하류 서해안 바닷가에서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 속도가 워낙 빨라서 물살을 거슬로 오기가 힘들다. 팔당댐 상류에 있던 개체가 자동차 도로를 통해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새끼들을 동반한 채 이동했다고 보기는 무리인만큼 아마 임신 상태에 있던 어미가 혼자서 하류로 넘어온 뒤 출산해 가족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한강에서 수달 가족이 건강하게 서식할 수 있을까요? 더 나아가 한강에서의 수달 복원사업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우선 걱정되는 것은 이번 수달 가족 가운데에는 아비가 없이 어미만 있어 추가 번식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안정적인 번식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수컷이 유입돼야 하는데 한강유역환경청은 전문가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강 수달 보존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은 한강공원을 돌아다니는 개입니다. 목줄이 풀어진 채 수변 공원을 돌아다니는 개는 수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됩니다. 개로 인한 수달의 피해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면 한강에서 수달을 복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