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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성분' 식염수…코 세척 시 주의

<앵커>

지금 제 뒤로 약국에서 파는 두 종류의 식염수를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겼죠. 그러나 하나는 렌즈를 닦을 때 사용하는 렌즈용이고, 또 다른 하나는 콧속을 청소할 때 쓰는, 즉 '비강용' 식염수입니다. 특히 이 렌즈 세척용 식염수에는 PHMB라고 하는 화학물질이 들어가 있는데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는 것과 비슷한 성분입니다. 그래서 식약처는 이것으로 코 청소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구분이 잘 될까요?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비염을 전문으로 치료한다는 한의원, 만성 비염을 앓던 7살 혜진이는 최근 넉 달간 이 한의원을 꾸준히 다녔습니다.

한의원에 갈 때마다 했던 게 바로 코 세척.

[아이 엄마/아이 비염 치료 위해 한의원 내원 : 이제 네블라이저라는 기계에다가 식염수를 부어서 콧구멍에 분무를 시키는 거예요. (식염수가) 가습기 연기처럼 나와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 엄마/아이 비염 치료 위해 한의원 내원 : 약장 밖에 생리식염수 나와 있더라고요. 그걸 따라 부으면서 그게 렌즈 세척용 식염수라는 걸 알았어요.]

아이가 넉 달 동안 들이마셨던 건 바로 렌즈 세척용 식염수였습니다.

렌즈세척용 식염수엔 미생물을 없애기 위해 PHMB나 벤잘코늄 염화물 같은 화학 보존제를 넣는데, 바로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것과 같거나 유사한 화학물질입니다.

마침 아이가 폐렴까지 걸린 터, 항의하는 아이 엄마에게 한의원 원장은 황당한 해명을 합니다.

[한의원 원장/피해 아동 엄마와 대화 녹취 : (렌즈용 식염수와 코 세척용 식염수가 나뉘어 있다는 얘기를) 처음 제가 접하는 거거든요, 지금. (렌즈용 식염수에 들어 있는 보존제가) 정확하게 그 성분이 (가습기 살균제와) 똑같아서 문제가 된다고 지금 발표가 되고 보고가 됐나요?]

식품의약안전처는 가습기 살균제가 한창 논란이 된 2년 전에 렌즈용 식염수로 콧속 세척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이미 내놨습니다.

[이덕환/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많은 양을 연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크게 문제는 안 되는 성분이다, 그런데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서 식약처가 사용을 제한했으니까 그 결정을 따르는 게 합리적이다.]

차이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일선 의료기관조차도 렌즈용 식염수를 혼용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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