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빼돌린 혈액 샘플은 한 바이오 업체에 넘겨졌습니다. 명백히 환자의 동의 없이 혈액이 유출됐지만 처벌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어서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분당차병원에서 빼돌려진 혈액 샘플을 공급받아온 수원의 바이오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모두 자리를 피했습니다.
[혈액검체 사용 업체 관계자 : 글쎄요, 그 부분은 제가 모르는 부분이라서요.]
진단 시약과 혈당 측정기를 만드는 이 업체는, 시험, 연구용으로 빼돌린 혈액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적으로 환자의 동의와 병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모두 무시됐습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 : 의사들하고 조율을 하고 병원이랑 조율을 하다 보면 비용도 많이 나오고 그런 문제가 생기죠.]
혈액을 빼돌린 차병원 직원은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갔습니다.
샘플 용기에 적힌 환자의 의료 정보를 사인펜으로 지웠다고 주장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의료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병원에 벌금 몇 푼 물리는 선에서 끝낼 공산이 커졌습니다.
2년 넘게 혈액을 빼돌린 동기가 무엇인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한 달 넘게 차병원과 업체의 주장만을 들은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황의수/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 : (병원 직원과 업체 간) 금전적 대가가 오고 갔는지,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쓰고 남은 혈액이나 소변 샘플은 자칫 감염병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중한 감독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VJ : 김형진·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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