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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한다고 선원에 양주2병 돌렸다가 참변"

"수고한다고 선원에 양주2병 돌렸다가 참변"
인도양 부산 선적 참치 연승 원양어선인 광동해운 소속 광현 803호(138t)에서 발생한 선상 살인 사건은 어장 이동 중 선장이 제공한 양주 2병을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10여명이 나눠마신 뒤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광현 803호에 있는 항해사 이모(50)씨는 연합뉴스와 위성통화에서 "어장 이동을 위해 하루 쉬는 중 선장이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선원들에게 양주 2병을 나눠줘 마시게 했다가 사건이 터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항해사는 "당직 근무 후 선실에서 쉬고 있는데 '선장이 죽었다'고 인도네시아 선원이 말해 놀라서 갑판으로 나갔다"며 "선장이 얼굴과 몸에 피투성이가 돼 숨져 있었고 기관장은 침실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살해하고 배에 숨어 있는 베트남 선원을 찾아내 피가 묻은 흉기를 몸싸움 끝에 빼앗았다"며 "흉기를 빼앗긴 베트남 선원들은 그제야 힘이 빠졌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달려드는 바람에 이 항해사도 조금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이 항해사는 이어 다른 선원들이 이 베트남 선원 2명을 선실에 감금하게 했습니다.

이 항해사는 "선장 등을 죽인 베트남 선원이 평소 일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편이었다"며 "도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베트남 선원들이 평소 술을 마시면 다혈질이 돼 다른 선원들이 술을 같이 마시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며 "베트남 선원에게 왜 살해했는지는 물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항해사는 "조업 중간에 맥주 1캔씩 선원들에게 준 적은 있지만, 양주를 준 적은 드물었다"며 "선원들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려 한 것이 이렇게 돼 버려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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