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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성 살해 중국인 현장검증…지켜보는 주민 없어

피의자 "언론에 내 모습 공개 두렵다" 한동안 거부<BR>경찰 '계획적 범죄 확인'에 초점 둬 6∼7곳서 진행

중국여성 살해 중국인 현장검증…지켜보는 주민 없어
제주에 체류하는 중국 여성을 살해한 중국인 S(33)씨에 대한 범행 현장검증이 17일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S씨가 피해 여성인 A(23)씨를 자신의 차량 안에서 살해한 제주시 외도동 길가에서 현장검증을 벌였다.

S씨는 "언론에 내 모습이 공개돼 어린 아들 등 가족이 피해를 볼까 두렵다"며 한동안 호송차량에서 내리지 않아 경찰을 당황케 했다.

경찰 등의 설득으로 S씨는 40여분 만에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S씨는 주황색 티셔츠에 검은색 운동복에 차림이었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 가린 뒤에도 점퍼를 머리에 써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포승줄에 묶인 S씨는 경찰의 손에 이끌려 범행을 재연할 차량으로 들어갔다.

피의자가 기자들이 현장검증이 이뤄지는 곳 근처에 접근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모든 기자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자세한 검증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

차 운전석에 앉은 S씨는 피살 여성을 대신한 보조석 마네킹을 자신의 무릎으로 끌고 와 때리고 운전석 옆의 흉기를 들고 찌르는 모습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S씨는 A씨와 드라이브 도중 남녀 간 문제와 금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화가 치밀어 폭행했고, 돈을 빼앗을 생각에 흉기로 살해까지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흉기는 살해 목적으로 놔둔 것이 아닌 애초부터 차에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모두 중국인이어서인지 지켜보는 주민들이 한 명도 없어 썰렁했다.

피해자 유족들도 지난 11일 제주에 와 시신을 화장하는 등 장례를 치른 후 S씨가 자수하기 불과 수 시간 전인 지난 14일 오전 A씨의 유골을 품고 중국으로 출국, 현장검증에는 지켜보지 못했다.

살해 현장에서 30여 분간 현장검증이 진행된 데 이어 S씨가 A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야초지로 이동했다.

말랐던 풀이 연두빛으로 바뀐 야초지에서는 S씨가 차로 샛길을 진입하는 과정과 유기 과정을 구체적으로 재연했다.

현장검증은 A씨의 가방 등 유류품을 버린 제주시 내 해안가 등 범행 관련 장소 4∼5곳에서도 진행됐다.

이연욱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장은 "S씨가 시신을 유기한 후 목 부위 등에 락스를 뿌려 흔적이 있는 지문을 없애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장검증을 통해 피의자의 진술이 피해내용과 그 이후 발견된 객관적인 자료와 맞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S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알고 지내던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경찰은 S씨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는 점과 범행 수법이 잔혹한 점, 범행 직후 곧바로 현금을 찾은 뒤 카지노 도박자금 등으로 대부분 탕진한 점을 미뤄 금품을 노린 계획 범행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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