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동 '해바라기·잉어' 벽화 훼손 주민 5명 경찰서로

벽화마을의 인기 벽화를 훼손한 주민 5명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벽화마을의 벽화 중 일부를 페인트로 지운 혐의로 55살 박모 씨 등 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 3명은 지난달 15일 밤 8시쯤 벽화마을 한 계단에 그려진 4천여만 원 상당의 해바라기 그림에 회색 수성페인트를 덧칠해 지웠습니다.

이어 같은 달 24일 새벽 0시쯤에는 45살 권모 씨 등 2명이 벽화마을의 다른 계단에 그려진 천여만 원 상당의 잉어 그림을 회색 유성페인트로 덮었습니다.

낙후된 산동네였던 이화마을은 10년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벽화와 그림 계단 등을 조성해 관광명소로 탈바꿈했습니다.

당시 대학교수 등 전문가 68명이 참여해 종로구 이화동 9번지 일대에 70여 개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해바라기와 잉어 계단은 그 중에 대표작입니다.

벽화마을 주민인 박씨 등은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과 낙서 등이 불편하다며 지속적으로 종로구청과 문체부 등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민원이 해결되지 않자 벽화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종로구청과 문체부로부터 진정서와 고소장을 신청받아 수사를 벌인 결과 박씨 등 3명을 먼저 특정해 검거했습니다.

관계 기관들은 앞서 주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간담회와 워크숍 등을 진행했지만 주민 간 의견이 충돌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