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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수백억대 '대박' 복권 당첨이 불행의 씨앗

[월드리포트] 수백억대 '대박' 복권 당첨이 불행의 씨앗
당첨금이 16억 달러, 우리 돈 1조 9천 4백 8억원까지 치솟아 미국 역사상 최대 복권 당첨금 기록을 세우고 미국 전역을 복권 광풍에 휩싸이게 했던 ‘파워볼’의 당첨자가 가려졌습니다. 당첨자들은 한마디로 일생일대의 ‘대박’ 행운을 안았고 억만장자 아니 ‘조만장자’를 꿈꾸며 연일 복권을 사댔던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큰 허탈감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CNN에 실린 다음 두 편의 기사를 보면 인생살이 ‘새옹지마’란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
집 앞에 들 것 든 사람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크레이고리 버치’는 최근 집에 침입한 강도들의 손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버치의 동거녀 제스민 핸드릭스의 증언에 따르면 복면을 쓴 괴한 3명이 집 문을 산탄 총으로 부수고 뛰어들어왔습니다. 사실 버치는 얼마 전 복권에 당첨돼 40만 달러, 우리 돈 5억원의 대박을 맞았던 터였습니다.
집 외경
“복면 강도들이 들이닥치자 버치가 외쳤어요. ‘그러지 마세요! 여기 애들도 있고 노모도 있잖아요. 제발 쏘지 마세요. 제 은행 카드를 드릴께요.” 그리고는 버치는 지갑이 든 바지를 괴한들에게 던져줬습니다. 버치는 최근 복권에 당첨되고 난 뒤 여러 사람들로부터 ‘강도를 조심하라’는 조언을 듣고 다녔다고 합니다.

버치가 바지를 던져주자 괴한들은 그대로 버치에게 총을 쏴 버렸습니다. 하지만 바지에는 지갑도 은행 카드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괴한들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경찰이 출동하기 전에 도주했습니다. 결국 대박 복권 당첨의 기쁨 속에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즐거운 고민에 휩싸였던 동거녀와 어린 두 아들은 버치를 잃고 말았습니다.
911 구급차 뒷모습
대박 복권 당첨의 행복이 해피 엔딩이 아닌 새드 앤딩 (Sad ending)으로 끝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1년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살던 데이비드 리 에드워즈는 파워볼 복권에 당첨됐습니다. 당시 당첨금이 4천1백만 달러, 세금을 떼고도 2천7백만 달러(330억원)나 받았습니다.
두 부부 당첨돼 수표 받는 장면
에드워즈는 몇 차례 감옥에 갔었고, 그런 탓에 마땅한 일자리도 얻지 못하던 차였습니다. 그런 에드워즈에게 3백억원이 넘는 횡재가 굴러들어왔던 겁니다. 에드워즈는 돈이 생기자마자 페라리를 비롯해 고급 승용차 몇 대와 개인 전용기도 하나 구입했습니다. 호화 맨션 아파트도 샀습니다. 1년만에 천2백만 달러를 썼습니다. 1년만에 당첨금이 반 토막 난 겁니다. 결국 몇 년 못 가서 가진 돈 모두를 탕진했고 아내로부터 이혼까지 당했습니다. 외톨이로 다시 가난에 찌들어 살다가 2년 전 외롭게 숨졌습니다. 
당첨된 여성이 수표 든 모습
미시간 주에 사는 아만다 클레이튼도 수백만 달러 복권에 당첨됐습니다. 가난하게 살던 탓에 주 정부가 지급하는 복지 수당으로 근근이 생을 이어가던 차에 수십억 원 복권에 당첨되는 대박을 맞은 겁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그녀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마약 과용이었습니다. 
카우보이 모자 쓴 남자 수표 든 모습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살던 잭 위태커는 2002년 파워볼에 당첨돼 3억 1천 5백만 달러, 우리 돈 4000억 원을 당첨금으로 받았습니다. 당시까지 4000억 당첨금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당첨금액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부터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몇 개월 뒤 차에 숨겨뒀던 현금 10억 원을 통째로 도난 당했고 몇 년 뒤 딸과 손녀딸이 숨졌습니다. 그 역시 불행한 말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행운은 소리 없이 찾아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집니다. 그런데 그런 행운이 벼락을 3백번 연속해서 맞을 확률 (실제 파워볼 1등 당첨 확률이 그렇다고 합니다)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것이라면 사라질 때는 소리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지 않는 듯 합니다. 오히려 그 복권에 당첨되기 전의 생활보다 몇 배 아니 몇 백 배 슬프고도 비참한 결과로 이어진 전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파워볼 추첨 장면
저도 지난 번 파워볼 광풍 때 미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복권을 세 장(6달러어치)을 샀습니다. 파워볼 번호 1개가 맞은 덕에 4달러(1/36의 확률)를 받았습니다. 비록 ‘조만장자’는 되지 못했지만 2달러 들여서 몇 일 동안 즐거운 상상의 꿈을 펼쳐 봤으니 큰 손해는 보지 않은 듯 합니다. ‘며칠 간의 행복한 상상’ 바로 그것이 복권이 주는 진짜 행복 아닐까요? 
 
사진 출처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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