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어이없는 촌극 벌어진 '미스 유니버스'…트럼프 음모론까지

[월드리포트] 어이없는 촌극 벌어진 '미스 유니버스'…트럼프 음모론까지
지난 일요일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미스 유니버스 시상식을 본 미국인들은 전대미문의 방송사고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회자가 우승자를 잘못 발표해 왕관을 줬다가 빼앗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주요 방송들은 미인대회 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튿날 폭스TV가 중계한 이 시상식 장면을 되풀이하며 내보냈습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스티브 하비는 자신의 실수였다며 수 차례 사과를 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워싱턴포스트까지 나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음모론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하비는 러너업(Runner-Up) 즉, 2위를 호명해야 했는데 실수로 우승자로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하비가 갖고 있던 우승자가 적힌 문서사진까지 인터넷에 나돌면서 실수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3위와 2위가 왼쪽 위에 분명히 작은 크기로 적혀 있고 우승자는 오른쪽에 크게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5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가 적힌 카드/사진 출처=워싱턴포스트
음모론이 나오면 그를 뒷받침할만한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이유도 나오기 마련인데요 중계를 맡은 폭스 TV가 배후로 등장합니다. 지난 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지켜본 시청자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760만명이었습니다. 처음 미스 유니버스대회 중계를 맡은 폭스 입장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일요일 저녁, 여행시즌이라 풋볼 경기를 제외하곤 미국인들이 TV프로그램에 관심이 없을 때 중계하는 미인대회 시청률을 걱정했고 그래서 뭔가 큰 것 한 방으로 관심을 끌려 했는데 제대로 터트렸다는 것입니다.
사회자 코미디언 스티브 하비
‘Publicity Stunt’ 대중을 향한 떠들썩한 선전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주인공은 사회자인 코미디언 스티브 하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방송에서 하비가 일부러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해프닝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그가 한 실수가 큰 비난보다는 그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더욱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도 음모론에 등장하는데요, 트럼프는 NBC와 지난 13년 동안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공동 소유하고 운영했지만 지난 6월 대선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NBC와 결별했습니다. NBC는 이후 미스유니버스 조직위 지분을 트럼프에 모두 팔아 넘겼고 미스 유니버스 중계도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도 몇 달전 지분 전부를 엔터테인먼트업체인 WME-IMG에 매각하며 미스 유니버스에서 손을 뗐습니다. 대회를 중계하던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 역시 유니버스 대회 중계를 포기했고 트럼프는 유니비전에 5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탭니다.
이런 이유로 매번 시상식에 단골손님이었던 트럼프를 이번 대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음모론은 트럼프가 지분을 다 팔았다지만 여전히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 등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멕시코 이민자 비하발언에서 보듯 그가 남미인을 싫어해서 해프닝을 조종했다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이번 해프닝은 트럼프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트럼프가 손을 떼니까 그동안 멀쩡히 잘 돌아가던 미인대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구나 하는 인상을 미국인들에게 심어줬다는 것입니다. 사고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슬픈 일이 일어났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현했는데, 방점은 그 다음 문장인 "나는 6개월전에 지분을 팔았다"는데 찍혀 있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