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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은 당연한 것? '명예로운 직업' 한국만 홀대

<앵커>

미국의 한 경제지가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었더니 10위 안에 소방관과 경찰관이 꼽혔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교사와 연예인의 인기는 높은 반면, 소방관이나 경찰관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들이 명예로운 직업으로 꼽히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조금 다른데요.

SBS 연중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2일)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를 찾아가 소방관 하면 떠오르는 생각을 물었습니다.

[(빨간색, 또?) 물. 119. 뜨거운 가슴.]

학생들에게 소방관 6명이 순직한 홍제동 화재 다큐멘터리를 보여줬습니다.

[모두가 차가운 시신으로 동료들의 손에 의해 구조돼 우리들 곁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웃음기를 지우고, 집중하기 시작하더니,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한 학생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다빈/서울 창덕여중 2학년 : 그냥 도와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걸 보고 나서 조금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감사했어요.]

[이승미/서울 창덕여중 3학년 : 좋은 교육 같고 앞으로도 이런 교육을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우리와 외국 교과서를 비교해봤습니다.

미국과 핀란드 중학교 교과서는 경찰관의 헌신적인 모습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 삽화에만 잠시 등장할 뿐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권장하는 위인전도 이런 직업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박선영/서점 직원 : 김연아 씨 위인전이 제일 많이 판매되죠. (소방관이나 경찰관 위인전도 있나요?) 이름이 크게 알려진 소방관이 없기 때문에 (위인전은) 안 나와 있죠.]  

영웅들의 희생이 있은 지 13년이 지나긴 했지만 뒤늦게라도 이런 영화가 제작된 건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이들처럼 영화 등을 통해 기억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제복 입은 직업인의 당연한 희생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성호/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희생이나 헌신을 강조하는 교육이 좀 미약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학생들이 직업상 원래 경찰이나 소방관이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

헌신과 희생에 대한 배려는 그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기억하게 하는 교육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이용한,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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