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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최선입니까?

[취재파일] 사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최선입니까?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난 주말부터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유력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이 약속이나 한 듯 주거니 받거니 선봉에 섰습니다. 사드 3개 포대를 배치하지 않으면 한반도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무방비인 것처럼 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상층 방어를 맡는 사드를 전국 곳곳에 빼곡하게 배치하고 하층 방어를 맡는 패트리어트-3 미사일도 무수하게 사들여야 합니다. 사거리가 서울과 경기도, 인천, 충청 일부 지역까지 미치는 북한의 장사정포도 막아야 하니 아이언 돔 같은 요격 체계를 수도권 전역에 촘촘히 배치해야 합니다. 북한 육해공군을 압도할 재래식 전력 증강도 절실합니다.

뻔한 나라살림에 불가능한 일이라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드 포대 3개는 만능 방어망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 같은 '사드 구애(求愛)'는 국방을 튼튼히 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드 가격만 턱없이 올려놓을 공산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사드를 위해 다른 전력을 약화시키는 악수(惡手)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애는 사는 쪽이 아니라 파는 쪽에서 하는 법입니다. 상도(商道)의 앞뒤가 뒤바뀌니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만 웃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분위기, 록히드 마틴의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 11회 시험발사…사드 실적의 모든 것

록히드 마틴이 공식적으로 제공한 사드의 정체는 이렇습니다. 사드 포대는 발사대와 1개 포대당 8발의 요격 미사일, 레이더 AN/TPY-2, 화력 통제시스템으로 구성됐습니다. 현재까지 13회 시험 발사를 했고 이 가운데 11번의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실전 배치된 사드는 텍사스 포트블리스에 2개 포대, 괌에 1개 포대가 전부입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3세트 생산됐고 11번 쏘아본 미사일입니다. 'Made in USA' 레테르가 주는 신뢰도를 가중 평가한다 하더라도 성능의 안전성을 담보하기엔 실적이 지극히 미미합니다. 게다가 이런 최신제품의 가격은 천정부지입니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AN/TPY-2 레이더의 탐지 거리도 불명확합니다. 록히드 마틴이 공식적으로 600km인지 1800km인지 밝힌 적이 없습니다. 록히드 마틴 한국 담당자에게 탐지 거리를 문의했지만 며칠째 답이 없습니다. 사드는 현재로서는 '카더라' 수준의 불확실한 무기 체계입니다. 덥석 사겠다고 덤빌 이유가 없습니다.

● “먼저 요구한 쪽이 돈 낸다”
사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북한 미사일 방어에 도움은 됩니다. 이런 사실은 군도 새누리당 의원들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은 겉으로는 “사드가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 표명을 하고 한편으로는 사드와 비슷한 장거리 요격 미사일 L-SA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드가 나쁘지는 않지만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쓰겠다”는 태도입니다. 이런 구도라면 차후에 사드를 구매할 처지가 돼도 마지못해 사는 모양새입니다. 미국과의 사드 구매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일부 핵심의원들처럼 사드를 구애하면 많은 비용 들여 같은 결과를 얻는 과오를 범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와 주한미군 사이에는 “먼저 요청하는 쪽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대원칙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먼저 공식 요청하는 순간, 사드 배치 비용의 상당 부분은 우리 부담이 됩니다.

우리가 구매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은 판매하는 쪽이 아니라 구매하는 쪽입니다. 뒷짐 지고 물건 구경하면서 짐짓 무관심한 척 남들 흥정이나 붙이다가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1개 포대에 1조원이 넘습니다. 3개 포대 배치해야 한다는데 그럼 4~5조원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격파하고 요격하기 위한 우리 군의 대비 체계인 KAMD와 킬체인 구축을 위해 앞으로 들어갈 돈 17조원 마련하기도 버거운 곳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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