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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터디도 어렵다…청년 실업 백만의 그늘

<앵커>

'토익 점수 900점 이상', '전공은 기계 공학에 한정', '공채 경험이나 서류 통과자 우대' 기업체의 입사요강이 아닙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취업 스터디에 들어가기 위한 가입 조건들입니다. 앞서 기준 금리 인하 소식이 있었는데,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취업이 아니라 취업 공부 모임에 들어가는 조건조차 이렇게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다.

뉴스 인 뉴스, 하현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졸업식이 열리던 날, 연세대학교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연세대를 나오면 뭐하나, 백수인데' 청년 취업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 사진은 당시 큰 화제가 됐습니다.

25살 박 모 씨는 서울대 졸업 예정자입니다.

학점 4.0에 토익 960점, 프랑스어 자격증도 갖췄습니다.

그런데도 기업 6곳에 원서를 넣었다가 모두 탈락했습니다.

[박 모 씨/서울대 졸업 예정자 : 서류 탈락 4곳 하고 2곳은 면접을 갔는데 거기도 결과적으로는 떨어졌거든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갖춘 박 씨조차도 미래가 불안하다고 털어놓습니다.

[박 모 씨/서울대 졸업 예정자 : 계속 원서를 쓰고 있는데 불확실하다는 생각이 들고 언제 도대체 취업시장이 풀릴지 불안해요.]  

지난해 서울대의 취업률은 61%에 그쳤고,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의 비율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공식 청년 실업률은 해마다 높아져 지난 1월 9.2%를 기록했습니다.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업자까지 합하면 체감 청년 실업률은 21%, 청년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해지다 보니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진행되는 대기업 취업 설명회는 항상 만원입니다.

[심여진/취업 준비 대학생 : 취업이 어렵다 보니까 채용 설명회에 사람이 항상 많더라고요. 현직 분들에게 직접 질문도 할 수 있고…]

취업 준비 과정도 바뀌고 있습니다.

토익 900점 이상, 특정 전공자 우대, 서류와 면접 통과자 우대 등 취업 스터디 가입 조건은 웬만한 기업의 입사 조건만큼 까다롭습니다.

[이 모 씨/취업 준비 대학생 : 취업을 하려고 스터디를 지원을 하는데 그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조차 스터디를 해야 하는… 어떻게 보면 역설적인 상황이 나오는 거죠.]  

대학 생활을 모두 취업 준비에 쏟아 부어도 언제 취업이 될지 알 수 없는 암담한 상황.

사회로 나가야 할 청년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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