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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간격 1m…화재 무방비 '도시형 생활주택'

<앵커>

불이 처음 시작된 이 10층짜리 건물은 이른바 도시형 생활주택입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한두 명 소규모 가구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서 지난 2009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이름은 아파트지만, 법적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로 분류됩니다. 빽빽한 밀집 구조에 소방시설 기준도 완화해서 화재에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이번 참사로 드러난 도시형 생활주택의 문제점을 김종원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기자>

취재진에게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불이 난 건물에 대해 털어놓습니다.

[인근 주민 : 불이 난 두 동(대봉그린 아파트)은 도시형 아파트. 1m밖에 안 될 거야, 건물과 건물 사이가. 소방도로도 8m가 안 될 텐데. 그러니까 소방관이 못 들어갔지.]

도시형 아파트, 행정용어로는 도시형 생활주택, 바로 불이 난 대봉그린 아파트 이야기입니다.

높이가 10층이나 되는 건물이 다닥다닥 밀집돼 있습니다.

일반 아파트라면 6m 이상 떨어져 있었겠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이라 동 간 간격이 1m밖에 안 됩니다.

옆 건물로 불이 쉽게 번진 이유입니다.

또 건물은 철도부지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건물의 뒤편은 바로 철도와 맞닿아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건물 세 채 뒤쪽은 불이 벽을 타고 오르는 게 눈으로 보이는데도 이 선로부지의 구조물이 가로막고 있어서 소방차가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건물 앞쪽으로 가봤습니다.

이곳이 불이 난 건물 세 채가 모여 있는 골목길입니다.

결국,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은 이 폭도 얼마 되지 않는 이 골목길이 전부 다였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양쪽으로 차들이 빽빽하게 주차가 돼 있어서 이걸 일일이 견인차로 끌어낸 후에 소방차가 들어오느라고 화재 진압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차장 설치 기준도 완화된 탓에 주변 거주자 차량의 상당수가 좁은 도로 양쪽에 주차돼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 도시형 생활주택엔 기본적 소방설비인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도시형 생활주택은 건물 동 간 간격이라든지, 주차장이라든지, 많은 부분에서 법을 완화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활동의 여러 가지 여건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민 주택 공급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안전을 버린 셈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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