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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軍 전력, 2년 동안 뒷걸음질…증발한 국방비

[취재파일] 軍 전력, 2년 동안 뒷걸음질…증발한 국방비
어제(1월 6일) 2014 국방백서가 발간됐습니다. 우리 군 뿐 아니라 북한과 일본, 중국, 미국 등 관계국의 군사력과 국방정책을 조망하는 국방부의 격년 발간 군사 종합서입니다. 2014 국방백서는 2년 전보다 대폭 강화된 북한의 전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래서 모든 언론 매체들이 북한의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 증가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럼 우리 군은 어떨까요? '퇴보'입니다. 병력은 줄었고 무기 체계도 감소한 분야가 많았습니다. 연 30조원 넘는 국방비를 쏟아 부었는데도 늘어나는 살림은 없습니다. 이상합니다. 값 비싼 고도의 무기들만 몇 점씩 들여오다 보니 재래식 무기는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 병력·전투기·전투함 감소

양(量)이 전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2 국방백서에서 우리 전체 병력은 63만 9천명이었는데 2014 국방백서에서는 63만 명으로 1만 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우리 군 전력의 핵심인 공군의 전투기는 460대에서 400대로 대폭 줄었습니다. 훈련기는 190대에서 160대로 30대 감소했습니다. 해군 전투함정은 120척에서 10척 준 110척으로 집계됐습니다. 노후 무기들은 무더기로 퇴역하는데 새로운 무기들은 제때 공급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전차와 장갑차는 각각 2400대와 2700대로 현상 유지했습니다. 다련장포도 200문, 상륙함정, 기뢰전함정 등도 2012년이나 2014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지대지 유도무기가 30기에서 60기로 늘었고 감시통제기, 공중기동기, 야포도 소폭 증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줄어든 무기가 훨씬 많고 무기별 감소폭도 큽니다.

● 북한은 증강일로(增强一路)
그래픽_북한 김정은
반면에 북한의 재래식 무기들은 거의 모두 늘어났습니다. 서울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방사포는 2012년 4800문에서 2014년 5500문으로 급증했습니다. 전차도 100대 늘어서 4300대가 됐습니다. 전투함정도 420척에서 430척이 됐습니다. 국방백서가 추린 북한의 무기체계 중에서 줄어든 것은 기뢰전함정이 유일합니다. 그러잖아도 많은 북한군 병력조차 119만 명에서 12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 증강 뿐 아니라 핵무기 개발에도 열성입니다. 주머니 사정도 시원치 않을텐데 무력 키우는 재주를 보면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이에 대비되는 우리 군의 모습 역시 기가 막힙니다. 돈은 넉넉히 받아 갔는데도 티가 안납니다. 내년 국방 예산이 37조원인데 이 가운데 병력운영비 15조원을 뺀 22조원은 전력 유지와 방위력 개선에 쓰입니다. 올해도 지난해에도 이 못지 않은 큰 돈이 군에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전력은 유지됐을지 몰라도 방위력이 개선됐다는 지표는 국방백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숨겨둔 고도의 무기체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핵을 개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방백서에 공개된 무기가 우리 군의 전부입니다. 어제부터 여러 군인들에게 “국방비 다 어디에 썼냐”고 묻고 다니고 있는데 돌아오는 답이 없습니다. 국방백서가 잘못 됐거나 ‘국방 항아리’ 어딘가에 큰 구멍이 뚫린거 같습니다. 


▶ 2014 국방백서 발간…"北 핵무기 위협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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