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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이야기] 감독님은 그렇게 제자의 허리띠를 말없이 매줬다

[땀, 이야기] 감독님은 그렇게 제자의 허리띠를 말없이 매줬다
22일 밤 '엎어치고 메쳐야 사는 선수들의 한판승부'
유도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에 성공한 여자 유도의
간판 정경미의 경기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동안 온갖 부상에 시달리다 은퇴의 기로에 선 그녀가
 마지막으로 나선 메이저무대.
경기 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대표팀 맏언니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정경미에 앞서 경기를 치른 네 명의 우리 선수 역시
모두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중계 화면을 통해 잠시 스쳐간 한 장면 만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여자 78㎏ 이상급에 출전한 김은경.
그녀는 준결승전 일본 선수와의 경합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가 탈골됐고 결국 결승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진통제를 맞고 테이핑으로 간신히 어깨를
'고정'하고 나서야 했던 동메달 결정전.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고,
결국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여자유도 김은경 경
승리가 확정되고도 한참을 매트 위에 누워있던 그녀는
주심의 신호에 간신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아픈 어깨 때문에 풀린 허리띠를
다시 고쳐맬 수 없어 손에 쥔 채 울먹이며 내려오는 그녀를
대표팀 서정복 감독이 막아섭니다.

그리고 그 허리띠를 가져와
제자의 허리에 다시 단단히 매줍니다.
'그간의 고통을, 그 힘겨움을, 네 마음을 다 안다. 고생했다'
이 모든 말과 마음이 담긴 스승의 손길에
결국 간신히 눈물을 참고 있던 그녀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여자유도 김은경 경
이번 대회에서 우리 유도 대표팀은
금메달 4, 은메달 1, 동메달 8의 성적으로
개인전을 모두 마쳤습니다.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5개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흘린 땀과 눈물은
한국 유도의 끈끈한 힘을 증명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남녀 단체전을 마지막으로
지난 나흘간의 일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출격하는 유도 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세요. 

(글 구성 : 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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