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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IS 억류 영국 기자, 인질? 선전요원?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최근 유포한 동영상입니다.

8분짜리 영상에서 한 남성이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IS의 치세를 선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존 캔틀리입니다. 저는 지금 모술의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저와 함께 내려가서 모술의 거리를 살펴볼까요? ]

존 캔틀리는 다름 아닌 2012년부터 IS에 억류 중인 영국인 기자입니다.

청바지에 겨울 점퍼 차림의 캔틀리는 직접 차를 몰고 자유롭게 모술의 시장과 병원을 돌아다닙니다.

마치 IS의 대변인처럼 치안 부재와 경제적 궁핍으로 IS가 모술에서 지배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존 캔틀리/IS 억류 영국 기자 : 모술 시민이 열악한 생활과 곤궁에 처했다고 하던데 한 번 보세요. 전혀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미국의 무인기를 향해선 조롱하듯 소리칩니다.

[나한테 폭탄을 떨어뜨려 봐. 뭐라도 해보라고, 나 좀 구해줘. 다 소용없는 짓이야.]

직접 순찰 오토바이를 몰고 모술의 밤거리를 질주하는 여유까지 드러냅니다.

캔틀리가 IS 홍보영상에 등장한 건 이번이 벌써 9번째입니다.

불과 석 달 전 오렌지 색 죄수복 차림으로 자신도 참수될 운명이라고 체념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입니다.

[존 캔틀리/지난해 9월 IS 홍보영상 : 오래전부터 저 역시 다른 인질들과 다름없이 처형될 운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상탭니다.]

지난달에는 IS가 쿠르드족과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시리아 북부 코바니에 나타났습니다.

IS의 상징인 검은색 복장에 이슬람 근본주의자처럼 콧수염은 밀고 턱수염만 길렀습니다.

[존 캔틀리/지난달 IS 홍보영상 : 코바니에서 IS가 격퇴당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서방 기자들은 아무리 살펴봐도 코바니 현장에는 없습니다.]

캔틀리가 정말 이슬람교로 개종까지 하며 IS로 전향한 것인지, 아니면 참수 위협에 어쩔 수 없이 IS의 선전물에 출연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캔틀리 자신도 굳은 표정으로 IS의 말을 앵무새처럼 전달하던 수준에서 이제는 한결 정돈된 옷차림과 부드러운 표정으로 영상에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IS는 알하야트 미디어센터라는 선전기구를 설립해 첨단 디지털 기법과 더불어 소셜미디어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영상 기법을 뛰어넘어 이번에는 인질조차 IS로 돌아선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진보된 연출력을 보여줬습니다.

때로는 참수 같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때로는 친구 같은 친근한 방식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속이며 가담자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각국도 IS를 겨냥한 미디어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사이버 전장에선 고도화된 IS의 선전기술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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