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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별 관광 성사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 논의 중
북한 개별 관광을 성사시키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도 정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의 관례처럼 북한에서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초청장을 받아오면 방북 승인을 내주는 것은 물론, 관광비자를 받아와도 방북을 승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만 북한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북한 대사관이 있는 베이징 등지에 가야 하는데, 비자를 받더라도 통일부가 방북 승인을 내주는 데 필요한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자 방북은 현재로선 원활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산가족 방북을 개별 관광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정부가 개별 관광 추진에 적극 나선 것은 남북 관계의 교착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남북 관계를 뚫어보겠다는 뜻일 것이다. 남북 관계를 어떻게든 뚫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협상을 제 궤도에 올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인 것 같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미국의 부정적인 반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지금 시점에서 유엔 제재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전략무기 개발을 다시 공식화한 상태에서, 섣부른 대북 접근과 이로 인한 한미 균열 가능성이 북한의 핵 보유에 오히려 유리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 것이다.
둘째,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개별 관광을 실시하려면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어야 할 텐데, 북한은 지금 남북 관계에 관심이 없다. 북한은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의 담화에서 "(남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든가 "(남한은)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남한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셋째, 우리 국민들이 개별 관광에 적극 호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금강산 관광에 19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갔던 것은 현대가 금강산 지역을 통째로 빌려 그 안에서는 남한과 비슷한 환경으로 안전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물론 관광객 피살 같은 사건이 있긴 했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 지역을 개별적으로 방문하게 되면 여러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북한으로부터 받는 초청장이나 비자가 북한이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서류라고는 하지만, 우리 관광객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를 무시하거나 최고존엄을 모독한 것으로 해석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에 대한 별다른 이해나 지식이 없는 일반 관광객들이 개별적,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개별 관광 추진이 본격화될 경우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한 요소이다. 금강산 관광 때처럼 국민들의 호의적인 공감대 속에 사업이 추진될지, 아니면 국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일지에 따라서 정부 구상의 성패가 가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