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속 '다송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뜻밖의 인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어제(11일)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개봉 12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기생충' 의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방송은 영화 속 소품을 주의 깊게 다뤘고, 한밤 제작진은 기생충 속 가장 중요한 소품이었던 둘째 아들 다송이의 그림을 그린 장본인을 찾아갔습니다.
놀랍게도 그림의 주인공은 과거 '북치기 박치기' 비트박스 열풍을 일으켰던 '후니훈', 본명 정재훈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지비지(zibezi)라는 이름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정재훈은 기생충의 그림을 담당한 것은 좋았지만 그 어떤 작업보다 고된 시간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한밤 제작진에게 "완성된 작품이 나오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 그림을 그렸다"며 "솔직히 감독님께 죄송하지만 정말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림을 10가지를 드리면 감독님이 1번까지 10번까지 번호를 매기고, 몇 번과 몇 번을 섞어서 다시 한번 표현해달라고 하셨는데 로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봉준호 감독의 꼼꼼한 성격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특히 정재훈은 작업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이 철저한 '비밀 유지'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내한테도 얘기를 못 했다 아내가 '1년 동안 어떻게 나한테 얘기를 안 해줄 수 있어'라고 할 정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끝으로 정재훈은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메인 그림을 선택받은 날이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속 시원하고 너무 뿌듯하다"며 "한 20~30개 사이의 그림을 보고 완성된 그림이 걸렸는데 탈락한 그림들도 소품으로 사용하셨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다송이 그림을 그린 작가가 후니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했는데 영화 속 그림이 후니훈이 그린 거라니 반갑네요", "우와 다재다능했네요 후니훈!"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구성=신지수 에디터, 검토=김도균,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SBS 스브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