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거짓말을 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게이트의 여러 사안을 두고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과연 누구의 말인 진실일 것인지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국회 청문회 및 상임위에 출석했던 사람들의 발언은 국회에서 한 발언에 기초했습니다. 최순실 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의 발언은 '교도소 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국조특위 위원들의 전언을 근거로 했고,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발언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인터뷰한 내용에서 따 왔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자신이 2014년 6월 경 서류 형태로 된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라며 청와대 수석 등을 통해 문체부로 블랙리스트가 전달됐다고 밝혔고, 블랙리스트 작성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장관은 또 2014년 6월 조윤선 현 문체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에 취임한 뒤 블랙리스트가 무차별하게 확대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주도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지병으로 숨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세월호 참사 이후인 2014년 7월부터 정윤회 문건 파동이 일었던 2015년 1월까지 7개월 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습니다. 재직 기간 동안 김 전 수석은 수석비서관 회의 등에서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의 지시 사항을 업무일지 형태로 꼼꼼히 기록에 남겼습니다.
이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자신이 지시사항이라고 기록된 것은 김영한 전 수석이 자신의 생각을 적었을 수도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 참사 대응' 등의 내용은 자신이 지시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대통령 및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김영한 전 수석이 업무 일지에 자신의 생각을 적을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업무 일지의 내용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이 맞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을 강제로 경질한 혐의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자신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문체부 1급 인사들 중 경질된 사람들은 청와대가 주도한 블랙리스트에 반발했던 실·국장들이라며, 자신의 퇴임 후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해당 실·국장 명단을 김 전 실장에게 넘겼고, 김 전 실장이 새로 온 김희범 문체부 차관에게 전달해 경질시킨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병우 전 수석은 장모께 물어봤지만,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르고, 골프도 안 쳤다고 한다며 자신의 장모와 최순실 씨와의 친분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최순실 씨도 교도소 청문회에서 김장자 씨를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