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미국 록히드 마틴과 손을 잡고, 17조 원 규모의 미 공군 훈련기 교체 사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록히드 마틴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며 개발비를 우리 정부에 떠넘기려는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김태훈 국방 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APT 사업, 미 공군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17조 원 사업입니다.
내년 3월 우선협상 업체가 선정되는데 보잉-사브 연합, KAI-록히드 마틴 컨소시엄의 2파전입니다.
KAI와 록히드 마틴은 1 대 1 비용 부담을 원칙으로 KAI가 모든 부품을 공급하고 록히드 마틴이 미국 현지에서 조립해 T-50A을 생산하는 식으로 협력 중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록히드 마틴이 희한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현대 항공기의 두뇌 격인 항공전자 장비 개발도 KAI가 부담하라는 건데 문제는 우리 공군 훈련기에도 쓸 수 있으니 한국 정부가 예산 2,240억 원을 투입하라는 겁니다.
자신들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이른바 가격 경쟁력을 높이자는 꼼수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KAI하고 록히드 마틴이 둘이 돈 대서 (항전장비 개발)해야 하는데 교묘하게 우리 정부에 떠넘기는 꼴입니다.]
실제 지난달 24일 국방부, 방사청, 공군, KAI의 실무자들이 록히드 마틴의 제안을 검토하는 회의까지 열었습니다.
일단 결론은 "수용할 수 없다"로 정리됐습니다.
하지만 미 공군 사업을 따낸다는 게 우리 항공산업에 의미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록히드 마틴이 순순히 물러설지는 미지수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CG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