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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청년실업률, 정부 8% vs 연구소 34%…누가 맞나?

*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김범주 기자입니다. 어서오세요.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15일)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우리가 먹고 사는데 정말 중요한 게 일자리잖아요. 그래서 매달 한 번 씩 정부가 고용동향이라고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취직을 했는지, 실업률은 얼만지 발표를 하는데요.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지난 달 수치가 나오는데, 요새는 특히 이런 날에 가장 중요하게 보고 뉴스로 삼는 게 청년 실업률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청년 취업이 워낙 어려우니까요, 당연히 그렇겠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지난 달 청년 실업률이 10.9%로 역대 최대였어요. 지난달도 또 이거 더 안 좋아진 거 아닌가, 벌써 저도 불안한데요. 문제는 어제 한 민간경제연구소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이 청년실업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다른 부분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해서 파장이 좀 일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정부 통계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 SBS 김범주 기자:
 
이 이야기를 하려면 실업률을 어떻게 내느냐, 방법을 좀 설명을 드려야 되는데요. 청년 실업률 10.9%, 이러면 우리나라 청년 중에 10%가 실업상태인걸로 이해하기 쉬운데 아니예요. 우리 주변에서 보는 청년들 중에 저 친구 취업 안돼서 어떡해, 이런 사람들 상당수가 이 통계에서 빠져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경우에 통계에서 빠지는 건데요?

▶ SBS 김범주 기자:
 
우선 첫 번째는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운데, 당장 생활비는 빠듯해서 편의점이라든가, 공사장이라든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면서 이력서 돌리고 취직하려고 하는 경우 있잖아요. 이런 경우가 우선 실업률에서 빠집니다. 왜냐면, 현재 통계를 낼 때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일한 경우는 실업자가 아니거든요. 취업자로 잡습니다. 그래서 통계에서 빠지고, 두 번째는 또 공무원이나 공사 취직하겠다고 시험 준비하는 경우 있잖아요. 이것도 빠져요.

▷ 한수진/사회자:

그건 또 왜요?
 
▶ SBS 김범주 기자:
 
현재 법상,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은 실업자가 아니거든요. 좀 어려운 말인데, 비경제활동인구라고 부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실업자로 인정받으려면 최근 4주 안에 입사원서 내고 시험 보고 면접 보고 해야합니다.

시험 준비 하는 사람들은 시험 볼 때 아니면 구직활동을 안 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경제 통계 낼 때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취급을 합니다. 그래서 비경제활동인구라고 부르면서 계산에서 아예 빼거든요. 그래서 청년 실업률이 3월-4월 확 올랐었는데, 정부 쪽 해명이 재밌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뭐였는데요?
 
▶ SBS 김범주 기자:
 
2월 3월에 공무원 시험이 있었는데, 이 시험 준비생들이 그때 원서를 냈거든요. 경쟁률이 몇 십대 1이 되니까 대부분 떨어지잖아요. 이 사람들이 그 전에는 아예 계산에서 빠져있던 사람들인데, 원서를 내는 바람에 실업자로 새로 등장을 한거예요. 그래서 청년 실업률이 확 올라갔는데, 공무원 시험 끝나면 다시 떨어진 사람들은 시험 공부하러 들어가고, 그러면 다시 실업률은 떨어질 거란 겁니다. 그런데 실업률 숫자만 떨어지는 거지, 일자리 못 구한 청년들이 사라지는건 아니라는 점에서, 통계가 맞지 않는거죠. 그래서 현대경제연구원이 이 사람들을 더해서 계산을 해봤는데, 실업률이 확 올라갑니다.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올랐는데요?

▶ SBS 김범주 기자:
 
작년 8월 자료로 분석을 해봤어요. 한 달 사이에 공무원 시험이 없는 달이어서, 청년 실업률은 8%로 좀 낮았습니다. 총 청년 실업자 수는 34만 5천 명이었는데, 통계청 자료로 분석을 해봤더니 아르바이트 하면서 일자리 찾는 사람, 그리고 공무원 시험 같은거 준비하는 사람, 취직하려고 애는 쓰는데 취직이 거의 불가능한 청년이 모두 합쳐서 80만 명이 더 있는 걸로 나왔어요. 그래서 이걸 더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22.6%더 라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공식적인 8% 하고는 차이가 너무 큰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 여기서 현대경제연구소가 한 발을 더 나갔어요. 이걸로 정말 청년 실업자가 끝이냐, 인턴 같이, 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싶은데 안되서 비정규직으로 버티는 경우도 광범위한 실업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 또 청년 중에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쉬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도 많은데, 그냥 놔두면 빈곤층으로 전전하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일을 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차원에서 체크해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또 더해봤더니 66만 명이 또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광범위한 청년실업자는 179만 명이고, 실업률은 34.2%까지 치솟는다고 분석을 한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34.2%는 굉장히 세네요. 이런 방법이 맞는 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우선 지금 잡는 공식 실업률은 선진국들이 쓰는 방법이긴 합니다. 그래서 국제비교를 할 때는 8%라고 말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외국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이런거 없고요. 아르바이트 뛰면서 일자리 찾는 경우도 많지 않죠. 국제노동기구에서는 그런데 이런 것까지 따져서 봐야 맞지 않겠냐고 권고를 해놓은 상태예요.

또 한 가지는 비정규직도, 우리처럼 광범위하지도 않고, 외국은 일반적인 일자리로도 잘 연결이 되는 편이고요. 좀 특수성이 있죠. 그런데 이 실업률 통계를 내는 통계청장이 발끈해서 현대경제연구원을 아주 강하게 비판을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뭐라고요?

▶ SBS 김범주 기자:
 
이례적으로 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와서, 현대경제연구원이 자극적인 연구를 자꾸 내놓는다, 국제기준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주장을 했어요. 현대경제연구원 쪽에서는 휙휙 바뀌는 상황을 보여주려고 방법을 고민해 본거다, 그리고 민간 연구원이 정부 수치만 가지고 연구하라는 법이 있냐, 그러면 새로운 답을 찾겠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통계가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는게 맞냐, 이런 논쟁은 아주 필요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선 최근에 이런 논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저는 새로우면서 재밌었는데, 솔직히는 현대경제연구원 손을 들어주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왜요?

▶ SBS 김범주 기자:
 
청년실업률 뿐만 아니라 통계청이 내놓는 각종 수치에 대해서 이게 맞는거냐, 하는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니계수 라는게 있어요. 빈부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나 하는 수친데, 작년치가 얼마 전에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 통계를 뽑은 이후 최고로 빈부격차가 줄어든걸로 나왔습니다. 작년에. 이거 조만간 한 번 이 코너에서 다룰 생각인데, 국민들 중에 우리나라 빈부격차가 확 줄었다는데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어요.

물가지수도 비슷하죠.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지적도 많고요, 감사원까지 나서서 통계청이 이런 통계 내는 방법을 좀 정교하게 해라, 사람들이 믿게 하라고 주문했지만, 몇년 째 크게 바뀌는게 없습니다. 그래서 민간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해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건 오히려 통계청이 한거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화를 낼게 아니라,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제대로 된 통계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 고민을 좀 해야 될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청년실업률이 나오는데 보도하는 저희도 고민 좀 덜 하도록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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