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소품도 문화 사료인데…영화 찍고는 바로 폐기

<앵커>

영화 제작에 사용된 각종 소품과 의상은 훗날 영화를 추억하는 훌륭한 자료이고, 또 넓게 보면 문화 사료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이런 소품들이 한번 쓰이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호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연산군 시대 간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궁중 의상을 100벌 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진희/영화 의상제작사 대표 : 저 같은 의상 디자이너들이 개인 소장을 한다거나 아니면 영화제작사로 넘어가서 창고에서 버려진다거나…. 그렇게 사라지죠.]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명량'의 소품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겨우 갑옷 몇 벌 남아 있을 뿐, 10억 원 넘게 들여 제작했던 배 8척도 모두 폐기 처분됐습니다.

뒤늦게 영상자료원이 지난해부터 수집에 나섰지만, '괴물'의 송강호 의상,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체육복, '설국열차'의 전화기 등 수집품은 아직 50여 점에 불과합니다.

[장광헌/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장 : 기증 형태로 저희가 현재는 받고 있고 앞으로 고가의 그 박물 보존 자료에 대해서는 위탁 제도를 검토를 하려고 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선 영화박물관을 중심으로 의상과 소품 보존하는 일이 일찌감치 정착됐습니다.

1939년 '오즈의 마법사'에 쓰인 빨간 구두 네 켤레 가운데 한 켤레는 우리 돈 2, 30억 원에 경매에 낙찰된 뒤 국공립 박물관에 기증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소품은 훗날 요긴한 사료가 될 수 있다는 의식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박영철, 영상편집 : 김종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