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탱크 킬러,' A-10기 퇴역 놓고 美서 갈등 격화

"퇴역은 반란행위" 발언 공군 장성 해임, 논란

'탱크 킬러'로 유명한 지상 공격기 A-10기의 퇴역 계획을 둘러싸고 미국 내 갈등이 격화되는 조짐입니다.

차세대 스텔스기 F-35 개발 예산 확보 차원에서 A-10기 퇴역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미 공군은 급기야 목소리를 높여온 현역 공군 장성을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나섰습니다.

직위 해제된 장본인은 공군전투사령부 부사령관인 제임스 포스트 소장.

포스트 소장은 지난 1월 10일 네바다 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300여 명의 장병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예산을 핑계로 A-10기 퇴역에 대해 의원들에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반역(treason)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논란을 빚자 뒤늦게 나선 공군본부 감사관실은 A-10기 퇴역이 의회 차원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포스트 소장의 발언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이 문제와 관련해 장사병들이 의원들에게 발언할 수 있는 권리를 제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스트 소장도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했습니다.

감사관실의 이런 지적에 따라 공군 측은 포스트 소장을 부사령관직에서 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 에어포스타임스, 데일리메일 등 주요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A-10기 퇴역 문제는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파죽지세로 세력을 확대해온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맹진에 가장 효과적인 지상공격기가 A-10기라는 여론과는 별도로 공군과 의회 일각에서는 F-35기 개발을 촉진할 예산을 확보하려면 '퇴물'인 A-10기 퇴역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맞섰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등을 반영하듯 공군은 지난 2월 27일 자로 A-10기 10대를 현역에서 제외해 예비 대기(BAI)상태로 전환하는 한편, 연내에 모두 18대의 A-10기를 퇴역시킬 계획을 밝혔습니다.

BAI로 지정된 A-10기는 지상에서 기체 점검 과정을 거치거나 다른 A-10기가 문제를 일으키면 대신 비행에 투입되는 것으로 사실상 퇴역인 셈입니다.

켈리 아요트 하원의원 등 A-10 퇴역 반대 의원들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A-10기의 연내 퇴역 추진을 멈추라는 의회의 결정을 어기고 공군이 이를 강행한 것은 '뒷문 처분'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습니다.

의원들은 "A-10기는 전투와 비용 효과 측면에서 공군의 가장 뛰어난 근접 지원기"라면서 "다른 항공기는 대신할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것이 A-10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데보라 제임스 공군장관은 신 국방수권법에 따라 국방부는 36대의 A-10기를 예비 대기 상태로 전환할 수 있지만 "의회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절반가량인 18대만 예비 대기 상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A-10기 옹호론자들은 '멧돼지'(Warthog)이라는 투박한 별명을 가진 A-10기가 개발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정밀도를 자랑하는 매브릭 공대지 미사일과 기동차량을 관통하는 30mm 기관포, 사이더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해 지상 지원공격에 제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옹호론자들은 특히 A-10기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준동하는 '이슬람국가'(IS)가 무장한 23mm 대공포화에도 견딜 수 있는 이중 장갑으로 돼 있어 피격 시에도 생존율이 높고, 저공과 전천후 작전 능력 등을 갖췄다며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장관도 지난 1월 연설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IS 공습에 나선 미 공군 항공기 가운데 A-10기 출격률이 전체의 1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