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병원에 입원해 있는 리퍼트 대사에 대해 보이는 일부 한국인의 대응은 보는 이들을 적잖이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도심에서는 리포트 대사 쾌유기원 촛불 문화제와 부채춤 공연에 발레, 난타 공연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치료비를 대신 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개고기와 미역을 들고 병원을 찾은 이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리퍼트 대사와 가족, 미국 국민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병원 앞에서 단식에 돌입한 사람도 있다.
이미 사건 다음 날인 6일부터 언론들은 '한미 동맹 찌른 종북 테러', '한미동맹 테러' 등의 제목을 달아 이번 사건을 북한을 추종하는 남한 인사가 한국의 최고 우방국이자 자유 민주주의의 대표인 미국에게 벌인 무자비한 테러로 이미 규정해 버렸다. 미국 정부가 "범행 동기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폭력 그 이상의 말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후 일부 언론은 ‘이런 상황에도 리퍼트 대사가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는 기사를 쓰거나 심지어 이번 사건과 직접 관계가 없는 미국에 있는 리퍼트 대사 가족까지 인터뷰해 기사를 싣기도 했다. 이쯤 되면 리퍼트 대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일반적인 우방국 대사에 대한 따뜻한 정서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과공비례(過恭非禮)’ 라고 하지만 과공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까지 느껴진다.
리퍼트 대사가 부임한 이후 한국에서 태어난 아들 이름에 '세준'이라는 한글을 넣고 한국과 친해지려고 하는 모습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미국 정부의 관료일 뿐이다. 이 사건이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사안도 아니고 이번 사건 같은 돌발 상황이 생겼다고 해서 한미 동맹 근본에 문제가 생길 리도 없다. 만약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면 이전부터 문제가 있어서이지, 단순히 이번 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이번 사건은 비무장 외교사절이 국내 인물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안으로 범죄가 분명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우리네 수사 당국과 외교 당국이 나서 해결할 건 해결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며 대응할 건 대응하면 되는 일이다. 미국 대사가 우리 국민에 의해 큰 부상을 당했다고 온 국민들까지 길거리로 나와 절하고 부채춤에 발레, 단식까지 하면서 사과를 하고 쾌유를 빌 문제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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