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 증가율이 두 분기 연속 0%대에 그쳤습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소득이 줄면 당연히 소비도 줄겠지요. 걱정입니다.
박민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조조정 한파가 휘몰고 간 여의도 증권가는 날씨만큼 스산합니다.
운 좋게 남은 사람들도 월급봉투를 보면 기운이 빠집니다.
[직장인 : 임금은 거의 몇 년째 동결상태인 것 같아요. 굉장히 살기 팍팍해요.]
지난 3분기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295만 800원.
1년 전에 비해 0.08% 늘어다는데 그쳐 2년 9개월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1년 넘게 내리막인 데다 2분기 연속 0%대입니다.
오른 물가를 반영하면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마이너스 임금 시대에 돌입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실질임금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쳐 미약한 성장의 과실조차 가계로 제대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일자리 숫자 늘리는 데 급급해 시간제나 비정규직만 양산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강중구/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전년대비 50만 명이 늘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양은 많이 늘었습니다만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건 고용의 질 자체가 좋지 못한 쪽에서도 같이 많이 늘고 있다.]
가계 소득이 줄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고 그만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일자리의 질을 높여서 가계의 실질 소득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빨리 옮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