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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초등생 '엄마 숙제' 실태…"요즘 엄마들, 북아트까지 배워"

* 대담 : 참교육학부모회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한수진/사회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엊그제 서울 학생의 자치와 건강권을 위한 7가지 제안을 발표했는데요. 그 중 하나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이른바 ‘엄마 숙제’를 없애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엄마숙제, 엄마 없이는 할 수 없는 어려운 숙제, 난이도 있는 과제들을 말하는 거라고 하는데, 대체 요즘 초등학생들이 어떤 숙제를 하기에, 학습 환경은 어떻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건지 좀 알아보겠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회장님 안녕하세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 고맙습니다. 지회장님께서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시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저도 초등학교에 3명이 다니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3명이요, 애국자시네요. 몇 학년, 몇 학년인데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초등학교 지금 6학년, 5학년, 그리고 3학년 있어요. 중학생도 하나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회장님께서도 숙제 때문에 좀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애간장이 타지요. 저희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이다보니까 숙제에 적응을 그렇게 못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참 어려운 일들이 많아지는 거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네, 받아쓰기부터(웃음) 쉽지 않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숙제들을 내주죠, 요즘에?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받아쓰기, 그리고 학습지, 수학 학습지, 일기 쓰기, 이런 종류를 내주고 고학년은 보고서 수업 같은, 보고서 많이 내주는 것 같아요. 수학, 과학, 사회 쪽. 그런데 저희 아이들 보면 남자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기 쓰기를 굉장히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획일적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일기 쓰는 것도 참 어려운 것 같고, 어쩔 때는 한 3시간을 일기를 쓰고 있는 거예요. 제가 써주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너무 힘들어해서. 

▷ 한수진/사회자:
매일 같이 일기 쓰는 것, 그리고 한 장 꼭꼭 메우는 거, 그게 쉽지 않더라. 그런데 그런 점도 있지만 엄마가,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숙제를 도저히 할 수 없는 경우, 이런 경우도 꽤 된다면서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렇죠. 엄마들이 도와주면서 굉장히 솜씨를 많이 발휘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특히 만들기, 그림 그리기라든지 엄마 손길이 좀 가야되는 것들은 엄마들한테도 굉장히 부담스럽고요. 또 주위에 솜씨 있는 분들은, 특히 방학숙제 같은 경우는 잘 도와주셔서 아이들이 자기가 스스로 해가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비교가 되잖아요. 그래서 엄마들이 숙제를 안 도와줄 수가 없더라고요. 다른 학부모님들이 다 도와주니까 도와줄 수밖에 없더라고요, 특히 방학숙제는요. 

▷ 한수진/사회자:
만약에 도와주지 않으면 너무 차이가 나는 거예요. 아이들 숙제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렇죠, 차이가 굉장히 나죠. 

▷ 한수진/사회자:
우리 아이가 기죽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래서 엄마들이 북아트도 많이 배우러 다니시고요. 

▷ 한수진/사회자:
북아트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북아트, 그래서 예쁘게 만들어서 요새 역사도 그 안에 담고, 영어 단어도 담고, 구구단도 북아트로 해서 예쁘게 담아서 아이들한테. 

▷ 한수진/사회자:
북아트라는 게 뭐죠, 말씀하시는 게?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북아트 같은 경우에는 종이로 예쁘게 접어서 그 안에 내용을 붙이거나 넣어서 만들어주는 것, 특히 2학년 때 구구단 때 많이 하죠, 대부분. 그래서 외우게 하고 그런 작업도 많이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단순히 구구단을 외우는 거만 도와주는 게 아니라 그렇게 예쁘게 책으로도 꾸며주고 이렇게 하는 거예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네, 거의 예술가 수준으로(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걸 위해서 부모들이 배우기도 한다는 말씀이시고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 한수진/사회자:
(웃음)이거 보통 일 아니에요. 그리고 사실 초등학교 1, 2학년 같은 경우는 이제 겨우 한글 깨우치고 입학했다고 보면, 일기를 쓰는 거라든지 숙제를 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데 요즘 같은 경우는 한글 뭐 거의 안 떼고 오는 애들이 거의 없다면서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래도 한 반에 매끄럽지 않은 애들이 있고요, 요새 다문화 아이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한글 안 깨우치고 오는 아이들이 한 반에 저희 아이 때는 2명이 있었거든요. 늘 그 정도는 있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친구들 같은 경우는 학교 들어와서 어려움을 많이 겪겠어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렇죠, 그런 친구들은 그 때부터 계속 정말 낙오자처럼 회복을 못하죠. 그렇게 못 깨우친 아이들은 정상 궤도로 가기 굉장히 어렵고, 학교에서도 그런 아이들은 따로 모아서 공부 시키는 게 있잖아요. 따로 모아서 시키는데도 별로 실효성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미 아이들이 다 배우고 들어오니까, 다 글자도 떼고 들어오니까 말이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유치원에서 알림장 다 쓰고, 받아쓰기 다 해요, 선행학습을 미리 하죠. 

▷ 한수진/사회자:
유치원 때도 알림장, ‘무엇, 무엇 준비 해 와라.’, 하는 알림장을 아이들이 직접 다 써온다 이거죠, 이미 글을 쓸 수 있다는 거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학교 들어가서 할 걸 미리 연습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현행 교육과정으로 보면 유치원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문제 지도를 금지하고 있는데 말이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유치원 때 그런데 거의 수학, 더하기, 빼기 정도. 그리고 일반적으로 알림장 쓰는 것, 받아쓰기까지, 받아쓰기는 7세가 되면 거의 아마 다 모든 유치원이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희 아이도 모두 다 그렇게 거쳤거든요, 유치원에서 네.
 
▷ 한수진/사회자:
일반적으로 다 유치원부터 그렇게 글씨를 배우고 학교를 간다는 거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래서 초등학교 들어가서 어렵지 않게 경험을 하고 가는 거죠. 아이들이 그러니 갈수록 미리 준비하고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것들을 해야 되니까 버겁죠. 

▷ 한수진/사회자:
반에서 대부분 아이들이 이렇게 다 깨우치고, 글자를 떼고 들어가는데 그렇지 못하게 들어온 아이들은 사실 그렇게 배려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고요. 그런 아이들을 부모님들이 돌봐주는 게 숙제가 되는 거죠.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그렇죠, 그런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거의 바쁘거나 안 계시거나 이럴 가능성이 많고요. 

▷ 한수진/사회자:
맞벌이 부부들도 퇴근 후에 집에 가서 아이들 숙제 봐주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입을 모으는데 저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고학년이 돼서도 엄마 숙제가 심각하다고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저희 아이를 보니까 보고서를 제출 과제를 아빠까지 동원돼가지고 해주는 걸 봤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네, 스스로 해가는 아이들은 보면, 그거를 비교하고 단순히 부모님이 해주셨을 거다, 이런 생각을 안 하고 자기가 해간 숙제에 주눅이 들어가지고, 굉장히 그 다음부터 하기 싫어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숙제인데 아빠가 같이 해주신 거예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수학 과제였는데, 새로운 수학자의 이론을 정리해가고 이런 것들이었는데 PPT(파워포인트)를 만들어가는 수업이었거든요. 요새는 3학년만 되어도, ‘PPT로 보고서를 만들어오라.’, 하는 숙제를 자주 내주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3학년 아이들이(웃음).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3학년 아이들은 컴퓨터를 배우지 않으면 PPT가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부모님들이 거의 대신 해주고, 엄마가 아무래도 컴퓨터 작업에 서투니까 아빠까지 동원해서 과제를 했죠. 제가 공개 수업에 참여했을 때 보니, 부모님이 도와준 경우와 혼자 스스로 해간 경우 차이가 많이 나는 거예요. 그런데 혼자 스스로 해간 경우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아, 나는 못 했어.’, 이렇게 주눅이 들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다보면 또 나서지 않을 수가 없고, 부모의 마음이 그렇잖아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그러다보니까 거의 대부분 엄마들이 많이 도와주고요. 또 요새 저희 5학년 아이가 실과 시간에 목공을 하는데 연필꽂이를 만들었더라고요. 그런데 과제로 ‘집에 가서 새로운 작품 하나를 만들어 와라.’, 해서 톱도 사러가고, 또 목공판, 나무판을 사러가고, 구하러 다니느라고 굉장히 어려웠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또 엄마 숙제가 되는 거고, 이런 걸 잘 해가면 엄마들끼리는, ‘수행의 여왕’이다, 수행평가, 이래서 또 부러워하고 그런 이야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네, 네, 수행의 여왕 이런 말이 중학생까지 많이 돌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니, 파워포인트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시킨다고 하니까요. 

▶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 / 참교육학부모회:
방과 후에 컴퓨터 수업이 들어있어서 PPT를 시키는 거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부모들이 아이들 숙제 대신해주면서 아이들 창의력 오히려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좀 미숙하고 아이들이 부딪히고 실수하고 조악한 상태에서도 스스로 하도록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오늘 말씀 들어보니까 참 요즘 아이들도 어렵고 학부모들도 부모 노릇하기 어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참교육학부모회 송성남 서울 서부지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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