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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옷차림의 소녀…아이 구한 '평범한 이웃'

<앵커>

지난해 칠곡 계모 사건과 울산 양모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은 크게 강화됐습니다. 문제는 가정 내 아동 학대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학대받던 여자아이를 구한 건, 법이 아니라 평범한 이웃이었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우리 아동 보호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과자 봉지를 뜯는 것도 힘겨워 보이는 11살 여자아이에게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동네 슈퍼마켓 주인이었습니다.

과자를 훔쳤다고 야단치는 대신, 바닥에 앉혀 요기부터 하도록 했습니다.

한겨울인데도 맨발에 반바지 차림인 이상한 행색부터 살폈습니다.

[슈퍼마켓 주인 : 딱 보니까 애가 이상한 거에요. 외관상. 걱정되니까 여기 앉혀 놓고 경찰 부른 거죠.]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처음으로 연간 1만 건을 넘어 하루 27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아동 학대의 84%가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가해자의 82%가 부모입니다.

하지만 가정 내 아동 학대를 주변에서 알고, 신고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명숙/변호사 : 남의 가정사에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고요. 또 신고했다가 수사기관에 불려다녀야 하고, 가해자일 수도 있는 부모나 아동 학대하는 사람으로부터 원망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나 교사 등 아동 학대 신고 의무자로 명시된 직군만 24개나 되지만, 전체 아동 학대 신고 중 이 직군의 신고 비율은 29%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이웃이나 지나가던 사람의 신고로 밝혀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신고 의무자라는 생각이, 가정 내 학대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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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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