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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어머니 "이날을 기다리며 살아왔어요"

"내가 이날 오기를 기다려 살아온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내가 많이 살아야 2∼3년 살겠지 어떻게 사나' 했는데 이걸 버텨온 걸 보면 사건이 안 끝나서 그런 것 같네요." 18년 전 서울 이태원에서 살해당한 조 모(당시 22세)씨의 어머니 이복수(73)씨는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국내로 온다는 소식을 듣자 얼른 와서 단단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말부터 꺼냈습니다.

이 씨는 패터슨의 국내 송환 소식을 들은 뒤 "사람을 죽인 만큼 와서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한국이) 사형은 안 시키니 무기징역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은 (사회에) 다시 없어야지 (안 그러면) 다른 사람 또 죽는다"고 이유를 말했습니다.

이 씨는 희생된 아들에 대해 "어려서부터 싸움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욕을 입에 담는 것도 본 적이 없다"면서 "얼마나 착하고 앞날이 촉망됐는데 그렇게 (살해를) 해놔서 엉망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 씨는 "'착한 사람도 이렇게 억울하게 죽나 보다, 악한 사람이 잘 사나 보다' 하는 생각으로 살았다"면서 "그래도 아들 한은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당시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패터슨이 출국한 데 대해서도 "사실상 한국 검사가 도망 내보낸 것이 아니냐"면서 "당시 수사 검사가 패터슨 편을 많이 든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에 대해서는 만나본 검사 중에 가장 양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패터슨이 한국에 돌아오면 무엇보다 당시 시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털어놨습니다.

조 씨 사망 사건 이후 가족은 계속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조 씨의 아버지는 사건 이후 화를 이기지 못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사건에 대해서도 말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 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활동을 하다가 허리 협착증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고, 지금은 무릎 통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 씨는 "나는 자식이 죽었어도 누구한테 제대로 위로도 못 받아봤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는 패터슨이 돌아오면 "재판에 반드시 참석해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1997년 4월 3일 이태원의 한 햄버거집 화장실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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