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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묶고, 쓰레기 마구 버리고…부산 소녀상 '몸살'

오늘(5일) 새벽 0시쯤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누군가가 고의로 자전거를 묶어 놓고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제밤 10시 20분쯤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2명이 소녀상 주변에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등의 선전물을 붙인뒤 차에 싣고 온 폐가구를 버리거나 쓰레기 봉지를 가로수와 가로등에 덕지덕지 매달았습니다. 
부산 소녀상 근처에 버려진 쓰레기들
이들은 자신의 차량 번호판을 찍은 한 시민을 차량으로 추격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잇따라 저지른 일로 추정됩니다. 

일제 강점기 때 어린 나이에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로 고통받은 이들을 기리는 소녀상을 희화화하는 겁니다. 

그러나 일본영사관을 경비하는 경찰은 이들의 행위를 지켜보기만 했고, 관할 부산 동구청은 '나 몰라라'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부산 소녀상
부산 소녀상
부산겨레하나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오늘 새벽 0시쯤 누군가가 소녀상 의자 뒤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자물쇠로 묶었습니다. 

주변에는 어제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쌓였습니다. 이 때문에 소녀상 주변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일본영사관 주변에 24시간 배치돼 경비를 서는 경찰은 이 같은 상황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광고물 부착과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업무는 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이유에섭니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상 설치를 놓고 찬반 의견이 있고, 쓰레기 무단투기 등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관할 구청에 쓰레기 수거를 요청했지만, '일단 놔두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소녀상 주변에 철거를 주장하거나 각종 정치 구호가 담긴 불법 선전물이 나붙고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지만, 동구청은 이를 관리할 명분이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겨레하나 회원들은 오늘 오전 11시쯤 소녀상에서 자전거를 떼어냈습니다. 

자물쇠는 절단기로 1분 가까이 작업을 하고 나서야 끊어질 정도로 단단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경찰은 "재물손괴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장에 출동해 시민단체 회원들의 신원을 파악했습니다. 

부산겨레하나 회원인 김원희(48)씨는 "시민의 정성으로 만든 소녀상에 (누군가가) 몹쓸 짓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을 수 없어서 왔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용조 부산겨레하나 정책국장은 "이제 소녀상을 직접 훼손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국장은 또 "소녀상 주변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 선전물 부착 문제에 대해 동구청과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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